군, 안전불감...내진설계 반영 탄약고 고작 19% [단독][2024 국감]

입력 2024-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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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고 안전거리 위반 문제도 수년째 개선 안돼

▲21일 강원 철원군 문혜리 훈련장에서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열린 실사격 훈련에서 육군 8사단의 K9A1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이 보유한 탄약고 중 내진설계가 반영된 탄약고가 19.2%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약고 안전거리 위반 문제 역시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어 폭발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최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군이 보유한 3590개 탄약고 중 내진설계가 반영됐거나 내진성능 평가가 완료된 동수는 687곳(19.2%)이다.

탄약고 5개 중 4개는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거나 내진성능 평가도 하지 않은 셈이다. 전체 내진설계 대상 군사시설 1만9197동 중 내진설계가 반영됐거나 내진성능 평가가 완료된 동수는 1만2289동으로 전체 64% 수준이다.

특히 탄약고의 경우 ‘민간 또는 부대 내 안전거리 위반’ 문제도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탄약고는 시설 최외곽경계선으로부터 1km 범위를 이격해야 한다. 국방부에서도 ‘탄약 및 폭발물 안전관리기준 지시’에서 탄약량에 따라 이격 범위를 달리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육군은 2021년(721건)부터 매년 민간과의 안전거리 위반 건수가 증가해 올해 140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도 6건이 늘었다. 해병대에서도 동 위반건수가 2021년부터 올해까지 14건으로 유지돼,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에서만 민간과의 안전거리 위반 탄약고 건수가 2021년 1만527건에서 올해(9486건)으로 줄어들었다.

부대 내 안전거리 위반 문제도 비슷한 상황이다. 육군 탄약고 부대 내 안전거리 위반 건수는 2021년 247건을 시작으로 매년 줄어 올해 127건으로 집계됐으나, 해군과 공군에서는 계속 증가해 올해 29건과 1518건으로 각각 확인됐다. 해병대의 탄약고 부대 내 안전거리 위반 건수는 2021년부터 4년째 9건 그대로다.

국회에서도 매년 탄약고 안전거리 준수나 내진설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방부 등에서는 예산 등을 이유로 문제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박 의원은 “최근 러우전에서도 우크라 드론이 러시아 본토의 핵심 탄약고를 타격함으로써 큰 피해가 발생됐다”며 “안전거리 미준수와 내진설계 미비로 사고 발생시 또는 전시 시 큰 피해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탄약 및 폭발물 저장시설에 대해 방호성능이 우수하고 안전한 지하형 신설을 늘려가야 한다”며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국민적 관심과 장기 대책 및 주기적 국회 보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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