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주에 이어 뚜렷하게 방향성을 결정할 만한 모멘텀이 약한 가운데 좁은 박스권 흐름 속 꾸준히 상승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내 간판 기업들이 본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이나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까지 지배적이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까지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주된 관심 사항 중 하나였던 G8 정상회담이 달러화 기축통화 논란에 대한 별다른 논의 없이 마무리됐지만 상대적으로 미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미국 IT업종과 금융업종 대표주자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일제히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달러화가 안전자산 선호에 기대어 강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보다
는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결제 수요와 네고 물량이 상충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미 달러화가 경기회복 지연 우려와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원ㆍ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국내외 주식시장이 어닝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증시 실적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양호한 실적을 통한 금융시장이 호전될 경우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주가 상승이 실적에 기초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대한 2분기 '어닝시즌' 한복판을 지나는 만큼, 역내외 참가자들의 투자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먼저 오는 14일 현지시간 금융업과 IT기업 대표 주자인 골드만삭스와 인텔이 업종별 대표기업으로서 실적 발표에 나선다. JP모건, 구글, IBM 등이 오는 16일에 실적을 발표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GE, 씨티그룹 등 미 대표 기업들이 2분기 성적표를 17일 공개한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이번주 미국 주요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불안 우려가 현재 높은 상황이라 국내외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증시 조정에 따른 환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또한 "미 경제지표들의 부진도 경기회복 지연 우려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 강세 지속 및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지수가 4주 연속 하락했고 이웃 국가인 일본은 지난 한 주 동안 무려 5.4%나 급락했지만 우리증시는 3주 연속 상승했다"며 "이를 불안한 디커플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나 국내증시의 견조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환율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재차 상승 전환세로 돌아섰고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5~6월 한때 국내증시가 해외증시보다 상대적 약세를 보이게 한 요인이었던 수급 불안정, 프로그램 및 기관의 매도 역시 점차 개선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 딜러는 "이러한 실적 상향과 수급 개선은 변함없는 외국인의 국내증시 매수기조와 함께 국내증시의 하방을 견고하게 할 요인"이라며 "원ㆍ달러 환율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1300원선을 강력한 저항선으로 역내외 참가자들의 상단 테스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