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전남 영광·곡성군수 등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4·10 총선에서 합심해 거대 야권을 만든 양당이 불과 5개월여 만에 갈라진 모습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 간 대리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23일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동하는 길에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재·보궐선거) 결과가 만약 조금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영광터미널시장 등을 돌며 장세일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지원에 나섰다.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며 지역 민심을 청취하기도 했다.
24일에는 곡성에서 대한노인회 곡성군지회와 간담회를 하고 조상래 민주당 곡성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저희는 이곳을 텃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역시 우리 자식이여'라는 생각을 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도 '호남 한달 살이'을 하며 지역 민심 몰이를 하고 있다. 혁신당은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비례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혁신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삼아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 재·보궐선거와 2026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선거 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서로를 향한 과격한 메시지를 보내며 비방전을 하고, 당직자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혁신당은)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난했고, 김선민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 때리기'에 재미가 들린 모양인데,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맞받았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황 사무총장은 24일 "유권자들이 기득권과 토호정당이 아닌 나와 지역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호남의 '국힘'에 줄잘 서면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을 '후보와 공약=당선'이라는 공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명선 민주당 재·보궐선거 총괄지원단장은 "무례하고 거친 표현"이라며 "당직자의 표현에 잘못이 있었다면 혁신당이 입장을 표명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공당의 태도다. 혁신당의 공식 사과와 황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 사무총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직전 글에 일부 표현이 과한 점이 있었다"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해당 표현은 '호남의 패권정당, 기득권 정당'이라고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