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산본·평촌) 5곳의 재건축 청사진이 24일 모두 공개됐다. 이날 1기 신도시 중 마지막으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을 공개한 일산은 아파트 기준 평균 용적률 300%를 적용해 2만7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 다만 일산은 분당과 달리 주변 지역 내 신축 공급량이 많고, 기대치보다 용적률 상향 수준도 낮아 재건축 기대감 속에서도 사업 난항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일산 신도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해당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일산 신도시의 현행 용적률은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은 169% 수준으로 향후 아파트 기준 용적률 300%를 적용해 2만7000가구(인구 6만 명 규모)를 추가로 공급한다. 아파트 외 유형에 적용하는 기준 용적률은 주상복합 360%, 연립·빌라는 170% 수준이다.
일산을 포함한 1기 신도시는 이번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통해 2035년까지 14만2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이에 현행 39만2000가구 규모의 1기 신도시는 정비사업 완료 시 기존 정비사업 물량(3000가구)을 포함해 53만7000가구 규모의 도시로 재정비된다.
일산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공개 직후 일산 내 재건축 추진 단지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영희 일산 재건축연합회 회장은 “(기본 계획안에 설정된) 기준 용적률 300%는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일산이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은 용적률이 적용됐었고, 또 다른 곳과의 용적률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일산에 충분하다곤 볼 수 없지만 예상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윤석윤 일산 강촌1·2단지 및 백마1·2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위원장은 “분당만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것처럼 알려졌는데 일산도 충분히 입지가 좋은 곳은 사업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일산에 신축이 많이 없는 만큼 새 아파트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것”이라며 “주민 동의율은 다들 비공개 분위기라 지금 말하긴 어렵지만 주민 모두 기대하고 있다. 서류 취합이 완료되면 마감일 전에라도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산에선 후곡마을 3·4·10·15단지와 백송마을 1·2·3·5단지 등이 주민 동의율 90% 수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에선 전체 47개 단지 중 20곳 이상이 선도지구 단지 신청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일산에 적용될 아파트 기준 용적률 300%가 예상보다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일산과 가까운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에 신축 공급량이 많고, 일산 바로 옆에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가 조성되는 것도 일산 재건축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일산 W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일산 재건축에서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분담금인데 용적률이 300%가 적용되면 기대 이하다. 기존에도 분담금 우려 때문에 최소 350%를 생각했는데 기존에 평균 용적률이 1기 신도시 중에 제일 낮았다고 300%로 덜 높여주는 건 말이 안 되고 역차별이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각 지자체 발표를 종합하면 일산 기준 용적률은 5개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당은 현행 용적률 184%에서 326%의 기준 용적률을 적용해 총 5만90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또 중동은 216%에서 350%로, 산본은 207%에서 330%, 산본은 207%에서 330% 수준으로 각각 기준 용적률을 적용한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일산은 일자리가 풍족한 분당과 비교하면 자족 기능이 약하고, 서울 강남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GTX가 통과하는 파주 운정신도시와 비교해도 교통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이 재건축 사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