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K-면세점 호시절 끝…관광산업 키우고 상품 경쟁력 키워야” [계륵 된 시내면세점]

입력 2024-09-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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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서울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행한 슈퍼주니어 단독 팬미팅 현장.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 1위였으나 최근 중국 등에 밀려난 국내 면세점 산업에 대해 ‘과거 호시절은 잊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10년간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은 큰 폭으로 줄었다. K-면세점도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출에 의존했던 터라, 코로나19발(發)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차별화한 자체 상품 경쟁력도 뒤처졌다. 면세점업계가 주춤한 사이 방한 외국인의 필수 방문 코스는 CJ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숍이 차지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처럼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면세점에서 물품을 전부 쓸어가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중국 경기가 악화한 측면도 있지만, 예전과 같은 묻지마식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면세점업은 인허가 사업으로 특허만 따내면, 과거엔 자동으로 매출을 얻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달라졌다”며 “이제는 고객 유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K-면세점이 지방 백화점처럼 소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옴니채널로의 전환, 아이템 발굴 등 치열한 생존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프라인에서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차별화한 상품과 체험 소비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해외 명품은 이제 국내 면세점이 아니라도 해외직구 등을 통해서 언제든 살 수 있다”며 “차라리 한국 100대 명산이나 K뷰티·K아이돌과 협업 한정상품 등 색다른 콘텐츠로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 관광산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도 숙제란 지적이다. 따이궁·유커 등 중국 큰 손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들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 수요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관광시장이 커져야 K-면세점도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정희 교수는 “관건은 구매력 있는 해외 국가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매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뷰티, K팝, K패션 브랜드 등 여러 제반 여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면세업에 대한 시각도 바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지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관광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면세업을 ‘관광업’이 아닌 ‘소비업’으로 봐, 산업 육성 개념이 약하다”면서 “중국은 남부 하이난을 세계 최대 면세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면세특별구역 건설 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 면세점이 국내 공항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만약 현실화할 경우 중국인의 국내 소비는 장담하기 힘들다”며 “국내 면세점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지 복안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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