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은행에 이어 4인뱅 인가전 참전
투자성과, 기업대출 강화 등 시너지
신한, 우리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도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인가전 참전이 유력해졌다. 농협은행이 가세하게 되면 신한과 우리은행의 2파전 구도로 압축되던 판도 뒤집히게 된다. 투자 성과와 기업대출 강화 등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되는 제4인뱅을 잡으려는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최근 4인뱅 참여 방식을 두고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의뢰했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4인뱅에 대하 구체적인 참여 여부와 방식 등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껴왔다.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맡기면서 사실상 4인뱅 참여 여부가 확정된 것에 무게가 실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구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아직 초기인 데다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4인뱅 참여는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존 컨소시엄에 투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신한이나 우리은행이 투자한 컨소시엄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유력하다.
은행들이 제4인뱅에 투자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만 기존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지분투자를 하지 않았다. 반면,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지분 4.88%, 우리은행 케이뱅크 지분 12.60%, 하나은행 토스뱅크 지분 8.99%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제4인뱅 경쟁에 뛰어든 컨소시엄은 유뱅크, 더존뱅크, KCD뱅크, 소소뱅크 등이다.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뱅크에 두 자릿수 비율의 지분투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유뱅크(U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포용 금융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성과와 시너지효과도 4인뱅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인뱅에 투자한 은행들은 모두 짭짤한 재미를 봤다. 국민은행은 2016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총 2293억 원을 투자해 8.02%의 지분을 취득했다. 국민은행은 2022년 8월 한 차례 블록딜을 통해 지분 3.14%를 매각했고, 4251억 원을 회수했다.
2362억 원을 투자해 케이뱅크 지분 12.58%를 취득한 우리은행의 현재 장부는 26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만큼 우리은행의 지분가치 급등 가능성도 있다.
하나은행도 1757억 원으로 토스뱅크 지분 8.97%를 취득했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148억 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소상공인 특화 인뱅 등 기업대출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은 4인뱅을 기존 인뱅과 달리 소상공인에 특화된 은행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곳의 인뱅이 출범하면서 개인 부문은 이미 포화 상태지만, 4인뱅의 경우 소상공인 부문은 비대면 시장에서 차별성이 있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3분기 제4인뱅 선정을 위한 새로운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인뱅 도입 당시 제시됐던 평가 항목은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 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