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우정문고' 설립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우정문고는 2013년 이 회장이 사재를 출자해 설립한 출판사다. 이처럼 일찌감치 문화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 회장이 이번엔 폐간 갈림길에 선 월간 잡지 '문학사상'을 인수하며 업계의 울림을 주고 있다.
31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우정문고를 통해 ‘문학사상’을 인수했다. 우정문고는 출판 진흥을 위해 문학사상과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출판권을 넘겨받았다. 이르면 올해 5월부터 휴간 중인 문학사상을 복간해 오는 10월 ‘제2 창간호’로 속간할 예정이다. 문학사상의 새 사장으로는 고승철 전 동아일보 출판국장이 내정됐다.
문학사상은 1972년 10월 창간된 국내 최고 권위의 월간 문학 잡지다.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초대 주간을 맡아 반세기 넘게 국내 문학계의 등용문이자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출판업계 침체 영향으로 경영난에 빠져 최근 무기한 휴간상태에 돌입했다. 이 여파로 매년 진행하던 신인문학상도 중단됐다. 지난달엔 경영상 이유로 한국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상문학상을 다산북스에 매각하기도 했다.
문학사상 인수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적자 경영이 예상되는 순수 문예지 출간을 지원해 한국 문학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의도다.
이 회장은 "문화는 경제의 산물이란 신념을 바탕으로 전통 있는 문학사상 복간을 통해 문학인들의 창작 활동을 장려하고 국민의 문화 수준을 높이며 지식 정보화 시대의 길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 공헌에 힘써왔다. 총 2650억 원의 큰 금액을 개인으로 기부한 데 이어, 최근 직원 자녀 1인당 1억 원씩 총 70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또 보훈사업의 하나로 ‘6·25전쟁 1129일’도 출간했다. 이 책은 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 25일부터 정전 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까지 1129일간의 기록을 수집해 엮은 것으로, 국문과 영문본을 합쳐 1000만 부 넘게 발간됐다.
그룹 차원에서의 사회 공헌도 꾸준하다. 부영그룹은 우정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해 2010년부터 국내에 유학 온 41개국 출신 2449명의 유학생에게 약 96억 원에 이르는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는 등 누적 1조1000억 원 규모의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