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설계사 절반 이상은 50대 넘었다 [늙어가는 보험 현장 上]

입력 2024-07-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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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젊어지고 있는데, 보험 설계사는 나이 들고 있다. 설계사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보험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 인력 대부분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직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새로 진입하는 플레이어가 없다보니 한정된 인원을 놓고 뺏고 뺏기는 리크루팅 경쟁만 심화되는 추세다. 실질적으로 보험사의 매출을 책임지는 주요 영업 인력의 노후화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보험사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성공적인 젊은 설계사의 사례를 공유하고, 나이 드는 보험 현장의 문제를 짚어본다.

펜데믹發 소득 감소에 젊은층 이탈
20·30 설계사 비중 17.9% 그쳐
“이미지 개선·청년인력 육성 절실”

지난해 생명·손해보험 전체 설계사(FP) 중 50세 이상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 설계사 10명 중 6명은 50세 이상이었다. ‘보험아줌마’에서 FP의 세대교체를 이끌었던 3040 남성 설계사들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가 고령화되고 있는 설계사들에 대한 세심한 교육뿐만 아니라 젊은 인력 영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등록된 보험설계사 16만4971명 중 50대가 34.4%(5만6739명)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도 17.0%(2만8097명)였다. 50대 이상 설계사 비중만 51.4%(8만4836명)로 전체 FP 중 5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어 △40대 30.6%(5만540명) △30대 14.1% △20대 3.8%(6243명) △20세 미만 0.04%(59명)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생보사 설계사들의 고령화가 두드러졌다. 생보사 설계사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7%에 달했다. 50대가 39.4%(2만3124명)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60대 이상도 19.3%(1만1325명)나 됐다. 40대가 26.8%(1만5732명)였고 △30대 10.8%(6337명) △20대 3.7%(2174명) △20세 미만(1명) 0.002% 등으로 조사됐다.

손보사들은 그나마 40대가 32.8%(3만4808명)로 가장 많은 인원이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50대 31.6%(3만3615명), 60대 이상 15.8%(1만6772명)은 전체의 47.4%(5만387명)으로 40대를 훨씬 웃돌았다. 30대와 20대가 각각 16.0%(1만6956명), 3.8%(4069명)였고 20세 미만 0.1%(58명)였다.

한 때 전체 설계사의 80%를 차지하며 업계를 주도하던 40대 이하 비중이 감소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면 영업이 막히면서 젊은 층이 대거 이탈한 데다 소득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생보협회가 13개 생보사 전속 설계사 2200명을 대상으로 ‘직업인식 및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평균 소득은 4875만 원이었다. 이 중 교통비와 식비 등 영업경비가 소득의 25.5%로 연간 순소득은 평균 3630만 원에 불과했다. 구간별 분포를 보면 △2400만 원 미만 26.9% △2400만 원 이상~3600만 원 미만 23.0% △3600만 원 이상~4800만 원 미만 17.0% △6000만 원 이상 22.9%로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보험사기에 연루된 보험설계사들이 대거 적발되면서 FP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재섭 의원은 “보험사는 미래성장을 위해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술을 도입하면서 젊어지고 있지만, 현재 보험설계사는 고령화되는 추세”라며 “산업 자체의 발전과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업계 차원에서 이미지 개선 노력과 더불어 촘촘하고 발전적인 설계사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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