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스트레스 받는 당신 ‘운동’이 답

입력 2024-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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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지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예인들의 성인 ADHD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최근 화두에 오른 질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환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성인의 4%인 약 1300만 명이 ADHD가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집중하기 어려워 일을 끝마치지 못하고, 세밀한 부분을 간과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과도하게 집중을 하여 다른 중요한 일과 시간 개념을 잊어버린다.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거나 쉽게 지루해하며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과잉행동의 모습을 보이고, 화를 쉽게 내거나 다른 사람의 대화에 자주 끼어드는 등의 충동성을 보인다.

주의력결핍·우울증 등에 운동이 효과적

ADHD는 주의력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 질환으로, 각성과 의욕, 보상, 통제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뇌의 뉴런들의 연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뇌의 보상센터는 도파민 뉴런이 뭉쳐 있는 측좌핵이라는 부위인데, 이 부위는 보상, 기쁨, 그리고 중독과 관련되어 있다. 측좌핵에서 기쁨과 만족의 신호를 전전두엽 피질로 보내면 동기와 의욕을 불러일으켜 어떤 일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보상센터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뇌는 당연하게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주의력 시스템에 결함이 있으면 필요한 때에 주의력이나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주의력 회로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통제를 받는다. 그래서 ADHD의 치료약은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을 목표로 삼는다. 이미 질병이 생기고 난 후에는 의사를 찾아가서 올바른 진단을 받고 약을 먹는 것이 치유에 중요하지만, 평소에 내 몸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게 되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수치가 증가되어 ADHD 증세를 좋아지게 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의 뇌에서는 성장인자와 새로운 수용체의 성장이 촉진된다. 다양한 ADHD 환자들의 사례에서 체조와 같이 복잡하고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운동을 했을 때, 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ADHD가 있는 성인의 뇌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량이 낮은데, 운동을 하는 경우 전전두엽 피질의 부피가 늘어났다고 한다.

ADHD뿐만 아니라 운동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도 효과가 있다. 우울증 환자에서는 세로토닌이 부족한데,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2000년도에 듀크 대학의 과학자들은 운동을 하는 것이 항우울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운동을 함으로써 환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상황과 삶을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이 손상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신경의 재생을 억제하여 뇌를 위축시킨다. 이에 비해 운동을 통해서 뇌에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게 되면 뇌의 구조가 개선되며 최적의 뇌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신경전달물질과 성장인자들의 분비가 촉진되어 뇌의 회로를 물리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신체와 뇌와 정신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최적의 뇌 기능을 발휘하려면 신체를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질병 예방·치유·뇌기능 활성화에 좋아

유산소운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고 혈관과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어 성장인자의 통로를 구축한다. 반면 복잡한 운동을 통해서는 뇌의 회로를 강화하고 확장하여 유산소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을 하면서 만들어진 회로여도, 다른 활동을 하는 데에도 이용이 가능하기에 운동하는 사람의 학습능력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병도 고치고 예방하고 뇌의 기능도 올릴 수 있는 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장 오늘부터, 운동화 끈을 매고 밖으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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