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주 6일 근무제 전환…정치ㆍ노동계 강력 반발

입력 2024-07-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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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연평균 1886시간 근무
OECD 1752시간, EU 평균 1571시간
독일은 연평균 1341시간…가장 짧아
韓, 그리스보다 많은 1901시간 일해

(그래픽=이투데이)

그리스가 유럽연합(EU) 가운데 처음으로 주 6일 근무제를 다시 도입한다. 주 4일 근무제를 도입 또는 검토 중인 나라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역행하는 그리스 정책에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그리스가 7월부터 주 6일 근무 가능국가로 전환됐다”라며 “이는 주 4일제를 추진했거나 검토 중인 세계 추세에 어긋난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이번 결정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결정했다. 그가 주도하는 내각은 친기업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번 조치가 근로자 친화적이며 성장 지향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과 근무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은 물론, 미신고 노동 문제를 단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주요기업 노동조합과 정치 분석가, 학계 석학들은 이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의 국제정치학 조르고스 카삼베키스 교수는 “유럽 정치의 가장 큰 큰 후퇴”라고 비난했다.

아일랜드 메이누스 대학의 EU법학과 존 오브레넌 교수도 로이터통신을 통해 “그리스 사람들은 이미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라며 “대부분 문명 국가가 주 4일제로 바뀌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싱크탱크 오토노미(Autonomy)가 발표한 보고서 역시 학계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시행 중인 기업 대부분이 이를 영구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라며 “생산성은 주 5일제와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OECD 회원국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1752시간, 유럽 평균은 1571시간이다. 미국은 이보다 많은 1811시간으로 집계됐다. 그리스는 미국보다 많은 1886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전 세계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는 독일로 집계됐다. 독일 근로자는 연평균 1341시간을 일하면 된다. 이는 OECD 평균치(1752시간)는 물론 근무시간이 짧기로 이름난 유럽 평균(1571시간)보다도 짧다.

한편, 이웃 나라 일본 역시 OECD와 유럽 평균 근로시간을 크게 밑도는, 연평균 1607시간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무려 1901시간에 달했다. 일본은커녕 논란이 된 그리스보다 근로시간(2022년 기준)이 길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연평균 근로시간이 긴 나라는 △칠레(1963시간)와 △코스타리카(2149시간) △멕시코(2226시간) 등 세 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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