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열리자 한숨 쉬는 관가…"장관보다 의원 보좌진이 상급자인줄"

입력 2024-07-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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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허비ㆍ상부 보고 불편…"국회, 빨리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목소리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과장)는 "이제부터 더 쉴 틈이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22대 국회 원 구성이 지난달 27일 완료되면서 여야 의원실 소속 보좌진에 입법, 정책 현안 등을 설명하기 위해 세종과 서울(국회)을 오가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21대 국회에서 접한 야당 측 보좌진을 22대 국회에서 또 마주치는 것을 걱정했다. A씨는 "자체 업무도 바쁜 상황에서 해당 보좌진이 지난 국회에서 종종 의원실로 불러들였는데 22대 국회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22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세종 관가 공무원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본연의 업무로 바쁜 와중에 거리가 먼 여의도 국회 의원실로 불려다니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국회 원 구성이 끝나면 국회 보좌진들을 찾아 입법 등에 대한 설명회를 한다.

경제부처 한 공무원은 "원 구성이 되면 새로 온 보좌진들이 있기 때문에 보통 여당이든 야당이든 보좌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한다"며 "담당 부처의 주요 업무와 현안, 입법, 예산 등을 소개한다. 국회 대정부 질문이 시작된 2일부터 보좌진 대상 설명회가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좌진이 처음 설명회를 갖고 그 이후 공무원을 의원실로 다시 불러 개별적으로 해당 내용에 대해 보고받는 일이 있다"며 "꼼꼼한 성향인 보좌진이면 매번 국회로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국정감사 시즌에는 의원실의 자료 요청 처리 업무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사회부처 공무원 C씨는 "국감 때는 주로 자료 요구가 많다"면서도 "직접 와서 설명하라는 보좌관들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하소연 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세종과 국회를 오가는 이동 거리 문제다.

C씨는 "국회가 지금 서울에 있으니까 좀 불편한 부분은 있다"며 "서울 이동으로 거리에서 버려지는 시간들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대개 국회를 찾는 국과장들이 자리를 비우면 밑에 직원들은 보고 하고 지시받는 것이 좀 힘들다"며 "요즘 카톡 등의 수단이 있지만 아무래도 서로 불편한 게 있다"고 말했다.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데 드는 교통비용(출장비)도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부처 공무원들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국회가 입법부와 행정부로 삼권 분립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부처가 국회의 피감기관이긴 하지만공무원들을 부하 직원 다루듯하는 관행은 고쳐져야한다는 것이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엄밀히 말하면 국회의원과 보좌진도 공직자 아니냐. 국회에 각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있듯 부처에는 각부 장관과 대통령이 있다"면서 "각자가 속한 기관의 직제와 맡은 업무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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