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미뤘는데…5대 은행, 가계대출 5.3조 늘었다

입력 2024-07-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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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5.3조↑…35개월 만에 ‘최대’
집 값 상승 기대감에 거래량↑…“주담대 금리 부담↓”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가계 대출 증가 우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5조 원 넘게 늘어났다. 가계대출 관리 방안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이 연기되면서 향후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 원으로 5월 말(703조2308억 원)보다 5조3415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올 3월(-2조2238억 원) 이후 세 달 연속 증가세다. 증가 규모는 지난 2021년 7월(6조2009억 원)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5월(5조2278억 원)보다 더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 폭을 넘어서며 급증세를 견인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기준 552조1526억 원으로 전월(546조3060억 원)대비 5조8466억 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529조8922억 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22조 원 가량 치솟았다.

최근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담대가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4935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2% 후반까지 내려왔다.

전세자금대출도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8조2226억 원으로 한 달 전(117조9827억 원)보다 2399억 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7781억 원으로 전월(102조9924억 원)보다 2143억 원 쪼그라들었다.

올해 시중은행이 기업금융에 힘을 쏟으면서 기업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11조3481억 원으로 전월(803조3231억 원)보다 8조250억 원 늘었다. 이는 6개월 연속 상승세로, 올해에만 44조342억 원 급증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48조8566억 원에서 652조4661억 원으로 한 달 새 3조6095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 잔액은 154조4665억 원에서 158조8821억 원으로 4조4156억 원 확대됐다.

원화 대출 규모는 1540조9816억 원으로 전월보다 13조3239억 원 늘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9월로 연기되면서 가계부채 증가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스트레스 DSR 규제의 2단계 도입을 당초 7월1일에서 9월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착륙과 자영업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시행을 연기한 건 대출 관련 규제 완화를 정부가 추구한다는 시그널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DSR 시행은 금융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시행을 미룬다는 것은 결국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면서 대출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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