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일차 의료공백 대비 한의사 역할 확대 필요”

입력 2024-06-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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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다빈도 상병 중 통증, 위염 등 한의원서도 충분히 감당”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료공백 상황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제공=대한한의사협회)

의사들의 휴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차 의료 공백을 한의사 역할 확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2월 6일 2000명의 의대 증원 정책에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비웠고, 6월 18일에는 의사들의 집단휴진이 발생했다”면서 “의료공백에 의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과 다빈도 상병 중 통증, 알레르기성비염, 위염, 십이지장염 등에 대한 진료는 한의원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회장은 한의과 공중보건의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도 했다. 한의과 공보의는 매년 1005~1057명 범위에서 지속해서 배출되고 있다.

의대생들의 공보의 지원 기피 상황 속에 읍면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한의과 공보의가 의과 공보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 보건진료소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갖는 처방 의약품 등 진료권을 한의과 공보의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공보의 수 부족으로 보건소나 보건지소를 지킬 의료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공공의료에 구멍이 생기는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 전공의가 이탈하고, 그 자리를 의과 공보의가 채우면서 의료 공백이 더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8일 의사들의 집단 휴진으로 인해 전북 무주, 충북 영동 등에서는 휴진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의원들이 문을 닫으면 공보의가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곳도 많은 만큼 한의과 공보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한의사들의 혈액·소변검사기, 초음파진단기기, 체외진단키트 등 현대의료기기의 사용 합법과 관련한 법원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법으로는 써도 된다고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행위로도 등재되지 않아 비급여로도 한의사들은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윤 회장은 “진단을 통해 보다 더 정확하고 안전한 진료를 볼 수 있게끔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은 하루빨리 급여화해야 한다”면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X-ray)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령에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 의사, 치과의사, 방사선사, 치과위생사는 있지만 한의사는 빠져 있어 진료에 X-ray를 쓸 수 없다. 이러한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전가된다. 조속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예방접종 시술 가능 직역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의사만 예방접종 시술이 가능하지만,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약사와 간호사 등도 예방접종 시술을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예방접종을 의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2015년과 2021년 예방접종을 거부하며 환자를 볼모로 정부를 협박한 일이 있었다. 감염병 사태에서는 의료재난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신속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의사와 약사, 간호사도 예방접종 시술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윤 회장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큰 틀에서 의료개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과 치안에 준하는 중요한 분야로 의료를 인식하고 있어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지금까지 보면 의료개혁이 아닌 의과개혁에 가깝다.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이해당사자 중 하나가 한의사다. 한의과에 대한 대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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