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폐암’도 중입자치료 시작한다

입력 2024-06-25 17:43수정 2024-06-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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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췌장암, 간암 이어 하반기엔 두경부암까지 확대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호흡 동조치료를 위해 환자의 호흡 패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세암병원)

연세암병원이 25일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환자는 폐암 초기 진단을 받은 김모 씨(65세, 남)로 일주일 동안 총 4회의 중입자치료를 받게 된다.

폐에는 아픔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폐암 조기 발견이 어렵다. 김 모 씨는 건강검진에서 종양이 발견돼 정기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추적 관찰해 왔다. 그러던 중 종양이 커지자 중입자치료를 받게 됐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60%는 폐 전체에 암이 퍼진 4기에 처음 진단을 받는다. 폐 조직 사이로 암세포 전이도 쉬우며, 폐암으로 진단된 환자 상당수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이나 간질성 폐 질환 등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폐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있어 수술이 어려운 환자도 많다.

폐암 중입자치료에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를 이용한다. 중입자치료기는 조사 각도에 따라 고정형과 회전형 두 가지로 나뉜다. 연세암병원에는 전립선암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고정형 중입자치료기 1대와 이외 암종을 치료하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2대가 있다.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는 치료기가 360도 회전하면서 암 발생 위치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20년 이상 중입자치료를 진행 중인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중입자치료 성적은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 방사선치료 대비 부작용 발생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QST)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3cm 이하의 초기 종양은 3년 국소제어율이 95% 이상이며 더 큰 종양의 경우는 80~90%의 국소제어율을 보였다. 국소제어율은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특정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중입자치료에 있어 치료 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방사선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방사선폐렴’의 발생률도 중입자치료에서는 3% 이하에 불과하다. 기존 방사선치료에서는 최대 20%까지 나타나는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수술이 어려운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한 폐암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도 중입자치료의 장점이다. 중입자치료를 시행하면 낮아진 폐 기능과 상관없이, 정상 장기는 피하고 암세포에서만 입자가 닿는 중입자치료의 특성상 폐를 보호할 수 있다. 일본 군마대학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폐렴 발생률은 7.6%에 그쳤는데, 같은 간질성 폐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기존 방사선치료를 적용했을 때(30%)와 차이가 크다.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폐암 환자에 중입자치료를 진행하면서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웠다”며 “추후 면역항암제 공고 요법 등 환자 치료 성적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치료 대상 환자를 계속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암병원은 이달 초 췌장암과 간암 3기 환자에게 중입자치료를 시작했으며, 이번 폐암에 이어 하반기에는 두경부암까지 치료 암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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