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엽건조엑스 함유 일반의약품 올해만 15개 허가
한국이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제약업계가 ‘기억력 감퇴 개선 일반의약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하며 제품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통제약사들이 기억력과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은행엽건조엑스’ 성분이 함유된 일반의약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존 기억력 개선제는 전문의약품이었지만 뇌 기능 개선 목적으로 처방됐던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의 경우 유효성 미입증 등의 논란에 입지가 좁아졌다.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은 임상 재평가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지난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임상재평가 추진 과정에서 급여 축소와 관련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 지속적인 처방이 불투명해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기억력 감퇴 개선과 관련 ‘은행엽건조엑스’가 함유된 일반의약품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은행엽건조엑스는 은행나무잎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한 물질로, 혈액 순환 개선 및 항산화 작용을 나타내 말초동맥 순환장애, 어지러움, 이명, 치매 등의 뇌 기능 장애에 사용된다.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는 전통적으로 SK케미칼의 기넥신과 유유제약의 타나민 정이 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대웅제약, 동국제약,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가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동국제약은 올해 1월 인삼40%에탄올건조엑스 100㎎과 은행엽건조엑스 60㎎의 생약복합성분 일반의약품 ‘메모레인캡슐’을 출시했다. 두 성분에 대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중장년층에 12주 동안 투여 시, 기억 품질지수가 유의미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만큼 고령 인구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화로 인한 기억력 및 인지력 감퇴 관리는 반드시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근당은 2월 ‘브레이닝(Braining) 캡슐’을 선보였다. 임상시험을 통해 집중력 및 주의력 저하, 기억력 감퇴에 효능을 입증했고, 현기증 등 말초동맥 순환장애 증상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 종근당은 제조사인 스위스SFI가 진행한 임상 결과, 약물 복용 첫날부터 인지기능 개선이 확인됐고 복용 30일 후에는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도 4월 인삼40%에탄올건조엑스와 은행엽건조엑스를 복합한 ‘메가브레이논캡슐’을 내놨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기억력 감퇴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정보 과잉 세대에 사는 젊은 현대인에게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함량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곳도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은행엽건조엑스’ 240㎎을 한 알에 담은 ‘대웅징코샷’을 출시했다. 기존 120㎎ 저용량 제품들의 1일 2회 복용법에 비해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만 은행엽건조엑스 관련 품목허가 의약품이 현재까지 15개가 넘어서면서 기억력 감퇴 개선제 일반의약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