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3거래일간 주가 13% 하락에 시총 4300억 달러 증발…월가, 비관론 vs 낙관론 ‘팽팽’

입력 2024-06-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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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국면 진입…시총 3조 달러선도 붕괴
“닷컴버블처럼 수익 열차 멈춰설 수도”
2000년 초 시스코·인텔과 흡사
“변동성 단기간 그칠 것…최고의 선택”

▲엔비디아 주가 추이. 24일(현지시간) 종가 118.11달러. 출처 블룸버그
‘인공지능(AI) 랠리’의 주역인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만큼 무섭게 떨어지며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 월가에서는 닷컴버블 붕괴 악몽이 재연될 것이라는 비관론과 최근 매도세는 고점 부담에 따른 단기적 숨 고르기이며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좋다는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6.68% 급락한 118.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총 12.8% 하락해 기술적 조정 국면 진입 기준인 고점 대비 10% 하락 폭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 12월 27일까지 3거래일간 14.4% 급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시가총액도 약 4300억 달러(약 596조 원) 증발하면서 3조 달러(약 4160조 원) 선이 붕괴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지난주 3조3000억 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세계 시총 1위를 기록했지만, 다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밀리게 됐다.

네빌 자벨리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AI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거나 상승세가 일부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이후 약 140% 상승해 S&P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주가 상승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 강한 수요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돋보이게 하는 측면도 있다. 향후 1년간 매출 전망에 따른 주가매출비율(PSR)은 21배로 S&P500 종목 가운데 가장 높다.

▲컴퓨터 메인보드 위에 엔비디아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장분석업체 무어인사이트앤드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설립자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동안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소비자들이 새로운 AI 기능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과거 닷컴버블에서 봤던 것처럼 모든 수익 열차가 급격히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엔비디아의 최근 주식 변동성은 24년 전 시스코와 인텔이 닷컴버블 붕괴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아직 당시 고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기억을 되살린다”고 지적했다. 시스코 주가는 2000년 3월 8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날 종가는 47.28달러에 불과했다. 인텔도 여전히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중 하나이지만, 현재 주가가 30.57달러로 2000년 8월 도달한 75.89달러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다수를 이루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의 90% 가까이가 ‘매수’를 권고하고 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현 수준에서 약 12%가량 더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메모에서 “엔비디아는 최고의 선택”이라며 “주식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차익실현에 취약하지만 변동성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엔비디아를 “왕이자 킹 메이커”라고 칭하면서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설립자는 “엔비디아의 경영 상태는 닷컴버블 당시의 인텔보다 명백히 우월하다”며 “인텔의 2000년 순이익률이 31.2%였지만, 엔비디아는 지난해 48.9%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엔비디아가 69.2%로 인텔의 28.2%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캐털리스트 펀드의 찰리 애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와 AI 종목 전반의 모멘텀은 압도적”이라며 “투자에 대해 말하자면 현재 역행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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