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반란 1년…푸틴 정권, 조직 해체·재편 박차

입력 2024-06-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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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은 전투원은 정부가 통제
체첸, 벨라루스로도 일부 넘어가
아프리카서는 왕성하게 활동
러 국방부 인사도 반란 여파 대거 물갈이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지난해 6월 24일(현지시간) 바그너 용병들이 차량에 탑승해 있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AP연합뉴스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킨 지 23일로 1년을 맞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은 반란 이후 바그너에 대한 정부와 군의 통제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대비를 위해 조직 해체와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이날 보도했다.

고(故) 예브게니 프리고진 설립자의 지휘 아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진격했던 당시 바그너가 보유한 전투원은 2만5000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반란을 포기한 후 일부는 국경을 마주한 벨라루스나 체첸공화국으로 넘어갔고, 국내에 남은 전투원은 러시아 국방부나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국가친위대 등으로 이적했다. 이후 프리고진이 지난해 8월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바그너의 통제권은 사실상 러시아 정부가 쥐게 됐다.

러시아가 군사와 자원 분야에서 계속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는 아프리카에서는 바그너 조직원 일부가 국방부 등의 지휘를 받으며 활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그너는 텔레그램을 통해 2월부터 아프리카 파병 인력 모집을 재개했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는 지난주 바그너 병력 1500~2000명가량이 중앙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그너의 아프리카 착취 실태를 추적하는 단체 블러드골드리포트의 데이비드 클레멘트 선임 연구원은 앞서 본지 인터뷰에서 “바그너 용병들은 프리고진 사망 후 아프리카 군단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지만, 이들은 바그너일 때든 군단일 때든 언제나 푸틴의 명령을 따랐다”며 “크렘린궁이 아프리카에서의 노력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바그너의 재편이 진행 중인 것과 동시에 러시아 국방부가 올봄 이후 인사를 쇄신한 것도 눈에 띄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5선에 성공한 지난달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장관을 세르게이 쇼이구에서 안드레이 벨루소프로 교체했다. 쇼이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한 인물이지만, 프리고진으로부터 무기 조달 미비 등으로 강도 높게 비판받으면서 바그너 반란의 원인으로 꼽히던 인사이기도 하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이달 국방차관 4명을 숙청하고 사촌 딸을 후임자 중 하나로 앉혔고, 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비리와 뇌물수수 적발도 잇따르고 있다.

닛케이는 “푸틴 정권은 국방부와 계약한 군인을 포함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2022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주에 우선으로 전력을 투입해 향후 우크라이나와의 정전 협상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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