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계약 거뜬’, K바이오 플랫폼 기업 잇단 ‘잭팟’

입력 2024-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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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 美 바이오 기업에 6500억 원 기술수출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 등 플랫폼 기업 조 단위 빅딜
플랫폼 기업, 단일 파이프라인보다 연속‧확장성 높아

바이오 플랫폼 기업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기업과 연이어 기술수출 소식을 전하며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기술이전에 성공한 에이프릴바이오를 비롯해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등 플랫폼 기업의 기술이전 규모는 조 단위가 넘는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미국 신약개발사 에보뮨에 자가 염증질환 치료제 'APB-R3'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4억7500만 달러(약 6550억 원)이며 계약금은 1500만 달러(약 207억 원),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기술이전의 기반은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SAFA)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우리 몸에서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약물이 체내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약물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에도 SAFA 플랫폼으로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최대 4억480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APB-A1을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SAFA 플랫폼 2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고, 규모는 누적 1조2000억 원이다.

피하주사, ADC, 이중항체까지 다양한 플랫폼 등장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꿔주는 플랫폼 ALT-B4로 4건, 총 7조 원에 달하는 계약을 했다. 올해 2월에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제형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2015년 중국 포순제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얀센과 계약까지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고, 금액은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7건이 컨쥬올 ADC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컨쥬올은 항체와 페이로드(Payload·저분자화합물)를 원하는 부위에 결합하고, 약물이 혈중에서 방출되지 않게 해준다. 안전성과 암세포 살상 능력도 우수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중 뇌질환 이중항체 타깃인 그랩바디-B 기술로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을 2022년 사노피에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 플랫폼은 뇌 내피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타깃해 항-알파시누클레인 항체가 혈액뇌관문(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플랫폼은 일회성 아닌 다회성…“연속‧확장성 있어”

바이오 플랫폼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연속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물질을 기술이전하거나, 플랫폼 기술 자체를 이전한다.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 고객사가 보유한 물질에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또 일반적으로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하면 고객사가 해당 물질에 대한 연구개발, 상업화 권리까지 가져간다. 해당 고객사가 기술을 반환하지 않는 이상 손을 떠난다. 하지만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 상대방이 한 곳으로 한정되지 않고 여러 번의 기술수출이 가능하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은 한 번 기술이전하면 끝이지만, 플랫폼은 다수의 고객사에 중복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개별 파이프라인을 계속 개발할 수 있고, 그것 때문에 플랫폼 기업이 매력적이다.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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