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대부계약 특혜 사실로...공무원이 문건 유출

입력 2024-06-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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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청주시가 공유재산인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의 대부(갱신)계약을 부당 체결하고 내부 문건을 유출해 사업자 주식을 사모펀드에 매각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무산된 도시계획시설을 강행한 후 구체적 집행 계획도 없이 방치해 주민 재산권 행사도 제한하고 있었다.

20일 감사원은 이같은 청주시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전 청주시장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와 담당 공무원 2명에 대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수사 참고자료를 검찰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과 함께 업무에 관련된 3명 등 총 5명을 징계 처분하거나 재취업 등의 불이익을 받도록 인사자료를 통보했다.

2021년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은 기부채납 한 뒤 무상 운영하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지분 100%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감사 결과, 청주시가 일반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라는 충청북도 처분을 무시하고,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질의회신을 유리한 쪽으로 조작해 내부문건을 작성해 결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시는 2016년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한 터미널에는 복수의 사업자면허를 부여할 수 없으나, 면허를 취소하고 새로운 사업자에게 면허를 발급할 수는 있어 일반입찰이 가능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한 터미널에 복수의 사업자면허를 발급할 수 없고, 일반입찰을 실시해도 기존 사업자 외의 다른 입찰 참가자는 사업자면허가 없어 입찰 무효가 되므로 ‘공유재산법 시행령’을 적용해 사업자면허를 갖고 있는 기존 사업자와 수의계약으로 대부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질의한 끝에 행안부로부터 기존 사업자인 A사와 수의계약으로 터미널시설 대부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아 이를 근거로 A사와 67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1999년 3월 터미널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고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2016년 8월까지 사용해왔는데 이를 2021년 9월까지로 5년 더 연장한 것이다.

이후 2016년 12월 충청북도로부터 향후 일반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처분요구를 받자 2019년 4월 행안부에 재질의했으나 행안부는 수의계약이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알고 보니 2018년 9월 전 청주시장이 터미널을 매각하지 말고 인근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실무자들은 이 터미널에 대해 A사와 대부계약을 갱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대부계약이 1년 6개월 남았는데도 갱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중요 사실인 ‘2019년 질의회신’을 삭제, ‘2016년 질의회신’에 따라 A사와 대부계약 하는 것으로 내부 문건을 작성하고 이를 A사에게 넘겼다. 이때 2019년 질의회신을 숨긴 채 법률자문 의뢰를 받았고, 공유재산심의회에는 입찰 참여업체가 없다고 허위 답변했다.

A사는 이 문건을 유한회사 측에 전달했고, 유한회사는 출자자 모집 투자제안서에 이 문건 확인사실을 기재한 후 258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2021년 5월 A사 주식을 전부 매입했다. 내부문건을 빼돌려 A사 주식을 사모펀드에 매각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셈이다.

감사 과정에서 실무자들은 전 청주시장이 고등학교 동문인 A사 대표이사에게 터미널 개발을 권유한 사실 등으로 미뤄 터미널을 개발하기 전까지 A사가 계속 터미널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같이 업무 처리를 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원은 “A사와의 대부계약 갱신으로 인해 다른 업체와 계약했을 때에 비해 시에 83억 원 상당의 재정적 손해를 끼쳤다”며 “그 과정에서 내부문건을 업체에 유출해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청주시는 2021년 7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수장고 확장사업에 따라 청원구 일원 1만1648㎡을 문화시설로 조성하는 내용의 실현 불가능한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한 후 손놓고 있었다. 이 역시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수장고가 대전시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고도 이 사실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알리지 않고 절차를 발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다.

이후 주민들이 도시계획시설 결정 해제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자, 수장고 대상지가 도시계획시설 결정 후 대전시로 변경됐다고 현 청주시장에 거짓 보고했다. 그리고 도시계획시설 존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민원 회신했지만 이후 후임자들도 도시계획시설 해제를 검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실현 불가한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해놓고 구체적인 집행계획도 없이 이를 방치해 지역 주민들이 도시가스 공급관 설치 지원사업 취소와 건축 제한 등 재산권 행사를 막고 있는 실정”이라며 청주시에 도시계획시설 결정 해제 방안을 검토할 것을 통보하고, 관련자 3명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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