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LG XR 개발 숨고르기…XR 시장 주춤하는 까닭

입력 2024-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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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등 테크 기업들 XR 사업 잠잠
애플, 더 저렴한 비전프로2 목표로 잠시 개발 중단
비전프로 흥행 실패…AI 인기에 XR은 숨고르기
AI 기술 개발에 XR 따라갈 것으로 전망

▲애플 비전프로를 착용한 모습. 출처 애플 홈페이지

한때 높은 성장세를 타고 확대되던 확장현실(XR) 산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애플의 혼합현실기기인 ‘비전프로’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전체 시장이 잠잠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며 향후 XR 기술 수요는 언제든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초 신설한 XR 사업부를 해체하고 소속 인력을 7월 말까지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당초 2025년으로 예정된 XR 사업화 시기를 늦추고, 해당 사업과 관련한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일 뿐, 기술개발은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주춤하는 시장 분위기를 미뤄봤을 때 당분간 XR 사업에선 두드러진 성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퀄컴, 구글과 ‘XR 동맹’을 맺고 협력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XR 제품 출시와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XR 시장에서 선두적인 역할도 애플도 ‘비전프로2’ 제품 개발을 중단하고 관련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개발을 잠시 중단하고 비전프로2를 기존 모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형으로 준비 중이다. 애플은 비전프로2를 2025년 출시, 1500달러(한화 약 207만 원)의 가격을 목표로 두고 있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AFP연합뉴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메타버스 인기와 함께 XR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년 뒤인 현재, 각 테크 기업들은 XR 사업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투자를 줄이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XR 시장이 주춤하는 원인으로 애플의 비전프로의 흥행 실패를 꼽고 있다. 관련 시장 선두주자 격인 애플의 비전프로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더디고 후발주자들의 경쟁도 잠잠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 비전프로는 착용감이나 편리성, 가격 등 여러 부분에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애플이 출시한 비전프로의 무게는 450g, 소비자 판매가는 3499달러(약 450만 원)에 달한다.

김성진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은 “비전프로의 가격도 비싸고 무게도 상당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기기 자체가 잘 팔리지 않으니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 출시도 더디고 XR 시장으로 파장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전프로 등 기기들이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재영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XR이 기술적으로 똑같이 현실을 재현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더 현실적으로 느끼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며 “한 가지 감각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현실과 근접한 수준까지 사람들이 더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개발에 관심이 쏠리며 XR 시장이 일시적으로 침체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 학부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에 많은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데,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들은 XR과 AI 가운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XR은 펜데믹 시대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수요가 있었지만 이제는 대면이 확대되며 XR은 잠시 뒤로 밀려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메타버스 페스티벌 & 엑스포 2023'에서 관람객이 의료 분야 XR(실감형 확장현실) 콘텐츠 체험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그러나 테크 기업들이 XR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며 XR 기술과 융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성진 연구원은 “AI 기술이 발달하며 과거보다 콘텐츠 만드는 방법이 더욱 쉬워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AI가 XR과 합쳐진다면 관련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진행 중이던 XR 사업은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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