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후 사그라든 청약통장 가입자, 한 달 만에 2만 명 떠났다

입력 2024-06-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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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예·부금 합치면 2만5000계좌 증발

▲2024년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금리를 인상한 청년 대상 청약저축이 출시됐음에도 청약통장 이탈을 막지 못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며, 한 달 만에 2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저축과 청약 예·부금까지 합치면 2만5000계좌가 감소했다.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5월 기준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는 2554만3804명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만9766명 감소한 수치다. 이 수치는 2020년 11월(2542만9537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는 올해 들어 반짝 증가세를 보이다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7월(2701만9253명) 줄어들기 시작해 20개월간 연속 감소세를 겪으며 올해 1월에는 2556만1376명까지 내려왔다. 2022년 6월(2703만1911) 대비 147만 명 넘게 줄어든 것이다. 올해 2월(2556만3099명) 들어 증가한 이후 3월(2556만8620명)에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4월(2556만3570명)부터 다시 줄어들었고 5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청약 예·부금 등을 합한 총 계좌 수 역시 크게 줄었다. 5월 기준 2693만7389좌로, 전월(2696만2972좌)보다 2만5583좌가 사라진 것이다. 1월(2697만9374좌)과 비교하면 4만1985좌나 감소했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감소하기 전이었던 2022년 6월(2859만9279좌)과는 무려 166만1890좌 차이가 난다.

이런 변화는 정부의 청약통장 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이다. 2월 21일 출시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은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저축보다 가입대상과 지원내용을 대폭 확대하며 5월 16일 기준 누적 가입자 105만 명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통장과 비교하면 1.7%포인트(p) 높은 연 4.5%의 이율을 제공한다. 여기에 이자소득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고,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인기몰이를 하며 100만 명이 신청했지만,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는 출시 이전인 2월 말(2556만3099명)보다 되려 줄었다. 청약통장을 외면하는 발걸음을 지원 확대로도 만회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청약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올해 누적 1~2순위 청약자 수는 약 33만4800명으로, 2021년 6월 말(127만8400명)보다 73.28% 급감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21년 6월 말 평균 17.99대 1에서 올해는 5.93대 1로 내려왔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일부 단지로 쏠리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지방에서는 아파트 미분양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청약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관심이 높은 단지의 분양에는 청약이 과열되면서 만점통장이 등장하는 수준이기에, 당첨 범위에 들기 어려운 사람들이 청약이 아닌 매매로 돌아서며 청약통장을 해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이달 50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9일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529건으로, 집계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도 이미 전달 거래량(4372건)을 넘어섰다.

오는 7월부터 청약통장 월 납입금 인정 한도가 기존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늘어나더라도, 시장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청약통장 가입자가 대폭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에서는 청약통장 증가가 의미 있을 수 있으나 지방에서는 역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분양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가 이어질 수 있기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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