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때아닌 ‘대규모 전력난’ 우려…“2028년께 최악”

입력 2024-06-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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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000곳 몰린 과학단지도 정전
석탄과 가스 등 화력발전이 대부분
국공내전 구축한 노후 전력망 문제
2028년께 대규모 전력난 우려돼

▲2017년 대규모 정전 사태 당시의 타이페이 시가지 모습.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101타워 전체 전등이 모두 꺼져있다. 이 사고로 대만 경제부장관이 경질되기도 했다. (EPA연합)

GDP 기준 세계 21위(2022년)인 대만이 때아닌 전력난에 빠졌다. 석탄과 가스를 사용한 화력발전이 대부분인데다, 낡은 전력망도 원인이다. TSMC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방대한 만큼, 2028년부터 대규모 정전이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8분께 네이후 과학단지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정전으로 과학단지는 물론, 인근 지역 가구 655곳도 정전 피해를 봤다.

과학단지라는 지명이 무색할 만큼 이번 사태의 원인은 노후 전선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곳 네이후 단지에는 반도체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대만 지사를 비롯해 폭스콘과 위스트론, 델타전자 등 다국적 기업 3000여 곳이 들어서 있다.

연합보는 “대만전력공사(TPC)가 긴급 복구에 나섰고, 낮 12시 26분께 전력 공급이 정상화됐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때아닌 정전 사태로 고민에 빠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마저 대만의 전력문제를 거론하는 등 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행사 ‘컴퓨텍스 2024’에 참석차 대만을 방문한 젠슨 황 CEO는 추가 R&D 센터 건립과 관련해 “대만의 전력 상황이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만 전력 생산은 주로 석탄과 가스를 사용한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노후 전력망도 큰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커 정전 사태도 종종 발생한다.

실제 대만에서는 지난 7년간 3차례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소규모 정전은 지난해에만 해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앞서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전 총통은 2016년 5월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전의 원자로 6기를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관은 12일 입법원(국회)에 나와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2028년 이후 전력난이 우려된다”고 밝혔던 바 있다.

그는 “2023년부터 2029년 사이에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전력 수요가 매년 2.7%씩 커질 것으로 예상해왔으나 사정이 달라졌다”라며 “AI 산업 신규 수요를 고려하면 최신 추정 전력 수요 증가율을 연간 3%로 늘려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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