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알리 ‘주춤’ SSG닷컴·G마켓 ‘약진’…승자없는 이커머스

입력 2024-06-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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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 과징금 공정위 제재에 쿠팡 연일 반발

쿠팡 “디스플레이 전략 강제, 소비자 편익 줄어”
KT, 하이브 등 협업 나선 알리익스프레스
G마켓 멤버십 할인전 연장…SSG닷컴은 물류 강화

▲서울 시내 주차된 쿠팡 배송 트럭 (연합뉴스)

‘이커머스 공룡’ 쿠팡과 ‘C커머스 메기’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최근 비즈니스가 흔들리고 있다. 이를 틈타, SSG닷컴과 G마켓 등 후순위 이커머스 업체가 약진하면서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1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이날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체브랜드(PB)상품 노출 제재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일률적 기준을 따르라고 강제한다면 기업 간 경쟁은 위축되고 소비자 편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쿠팡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이는 고물가 시대 유통업체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모든 유통업체들은 이런 차별화 전략에 따라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직매입 상품과 PB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검색 순위를 조작했다며 1400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쿠팡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면서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쿠팡 모기업 쿠팡 Inc는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국 공정위가 쿠팡의 검색 순위가 기만적이고 한국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며 “검색 순위는 업계 관행”이라고 공시했다. 업계는 공정위와 연일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쿠팡이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하지 못하고 당분간 시장에서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다.

알리도 최근 이용자수 감소로 인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알리는 이날 KT 고객 중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는 패밀리박스 회원을 대상으로 3.5달러의 할인 쿠폰을 뿌렸다. 현재 할인쿠폰은 전량 소진된 상태다.

또 알리는 15일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K팝 축제 위버스콘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했으며 1월에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업계는 알리의 마케팅 강화 전략을 이용자 감소 때문으로 본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5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30만 명으로 3월 대비 57만 명이 감소했다.

쿠팡과 알리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SSG닷컴, G마켓 등 경쟁 이커머스업체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5월 한 달간 진행했던 멤버십 연회비 인하 이벤트를 이달까지 1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 가입한 적 없는 고객이 이번 달 안에 멤버십을 가입할 경우 기존 연회비(3만 원) 대비 83% 가량 할인된 4900원만 내면 된다.

이외에도 G마켓과 SSG닷컴은 CJ그룹과 손을 잡으며 배송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G마켓에 이식하는 게 대표 사례다. CJ대한통운은 이르면 내달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를 전담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G마켓을 통해 자정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된다.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긴다. 구체적으로 김포 네오(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1분기 알리 영향으로 실적이 꺾였던 쿠팡이 2분기에는 공정위 제재로 인해 고전하며 역대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알리는 떨어진 이용자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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