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도 영재학교 경쟁률 소폭 상승...“이공계 육성책 더 집중해야”

입력 2024-06-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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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입학 후 중도 이탈·의대 재도전 가능성 있어”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대폭 늘린 가운데 올해 영재학교 경쟁률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는 진학 후 의대 등 의약학계열 지원 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의대 증원이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중학생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종로학원이 전국 8개 영재학교 중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7곳의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699명 모집에 3985명이 지원해 평균 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86대 1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해, 경쟁률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학교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가 84명 모집에 632명이 몰려 7.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7.37대 1 △대구과학고 6.56대 1 △서울과학고 6.18대 1 △광주과학고 5.58대 1 △경기과학고 4.99대 1 △대전과학고 4.09대 1 순이었다.

앞서 올해 전국 의대 모집 인원이 대폭 증가하면서 의대쏠림 현상이 심화해 영재학교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재학교는 이공계 인재 육성이라는 설립 목적을 고려해 재학 중인 학생이 의약학계열 대학에 지원할 경우 징계 및 졸업 유예, 교육비·장학금 환수, 기숙사 및 학교시설 이용 제한 등 불이익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영재학교 지원자가 외려 소폭 상승해 의대 증원 이슈가 중학교 최상위권인 이공계 희망 학생들에게 큰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사실상 초등학교때부터 영재학교 진학을 준비했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됐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일반고 등으로 진학 경로를 바꾸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재학교 입학 후에도 이들이 의대 진학에 도전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영재학교를 이탈해 일반고 등으로 전학을 가거나, 영재학교 졸업 후 의대를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향후 영재학교 진학 후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돼 학업 중단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공계 집중 육성정책과 맞물려 영재학교 내에서도 이공계 엘리트 학생들이 해당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러 정책적 노력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알리미 공시자료 분석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전국 7개 영재학교에서 전출하거나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6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와 마찬가지로 의대 진학시 불이익을 받는 과학고에서도 같은 기간 전출 및 학업 중단을 택한 학생 수는 24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 중도 이탈을 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의대 진학 불이익이 강화된 점이 꼽힌다.

영재학교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학생들이 의대 도전을 위해 명문 자사고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대표는 “영재학교 지원 후 탈락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 등을 목표로 일반고보다 의대 수능 최저 충족 등에서 유리한 지역 내 명문 자사고 등에 지원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방권 중학교 출신 중 지역 내 명문 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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