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째 든든한 ‘밥상지킴이’…오뚜기 카레, 품질 위해 끊임없이 진화 [장수 K푸드⑦]

입력 2024-06-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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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분말 카레 시장 83% 점유…소비자에 첫 레토르트 형태 적용

1940년 국내 들어온 카레…특유의 향 탓 대중화 어려워
1969년 오뚜기 카레 출시로 소비자 반응 좋아져
첫해에만 400만개 팔려...순한맛ㆍ매운맛 등 제품군 확대
‘3분 카레’→과립형 등 트렌드 반영해 계속 변화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올해 출시 55주년을 맞은 '오뚜기 카레'가 맛과 영양을 앞세워 출시 이래 국내 카레 시장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분말 형태부터 가정간편식(HMR)의 시초인 '3분 카레'를 비롯해 물에 잘 녹는 과립형 제형 등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11일 오뚜기에 따르면 오뚜기 카레는 회사의 창립일인 1969년 5월 5일 출시됐다. 출시 이후 한국식 카레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며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분말 카레 시장은 약 9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오뚜기 점유율은 약 83%에 달한다.

인도에서 출발해 영국과 일본을 거쳐 1940년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카레는 특유의 향 때문에 대중적으로 즐기는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뚜기가 1969년 제품을 출시하면서 각종 야채와 고기를 넣고 끓이는 '한국식 카레'가 대중화됐다. 오뚜기는 카레가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제품 개발에 나섰고, 출시 이후에는 맛과 영양가도 있는 제품으로 알려지며 폭넓게 사랑받았다.

분말 형태로 시작한 오뚜기 카레는 1981년 국내 HMR의 시작인 레토르트 형태 3분 카레로 진화했다. 레토르트 식품은 음식을 공기와 광선이 들어오지 않는 차단성 용기에 담아 무균 상태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기술은 이전에는 전투 식량 등에 쓰였으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은 오뚜기 3분 카레가 최초다. 3분 카레는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함을 무기로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으며 출시 첫해 판매량은 400만 개에 달했다.

오뚜기는 이후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순한맛, 매운맛, 약간 매운맛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이후 '3분 짜장', '3분 미트볼' 등 후속 제품이 나오며 간편한 가공식품의 대명사가 됐다.

오뚜기 카레는 이후로도 지속해서 진화를 거듭했다. 웰빙(well-being) 열풍이 한창이던 2003년에는 강황 함량을 57.4%로 늘리고 로즈마리, 월계수잎 등을 넣은 '백세카레'를 선보였다. 2009년에는 물에 가루를 녹이는 게 번거롭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잘 녹는 과립형 제형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이어 2012년에는 발효 제품에 대한 당시 주목도를 반영해 '발효강황카레'를, 2014년에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사용한 '3분 렌틸콩카레'를 출시했다. 2017년에는 쇠고기와 과일, 사골을 3일간 숙성한 소스에 향신료를 더한 '3일 숙성카레'를, 2022년 4월에는 비건(채식주의) 트렌드를 반영해 '헬로베지(Hello Veggie)' 브랜드를 론칭하고 '채소가득카레'를 선보였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프리미엄 HMR 카레 브랜드 '오즈키친'을 론칭하고 세계 각국의 카레 맛을 담은 6종 신제품을 내놨다.

오뚜기 카레가 집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공식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식품사들도 앞다퉈 관련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처럼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오뚜기는 카레 가공식품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며 '원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반세기가 넘는 오랜 기간 동안 명실공히 카레 시장 1위를 지켜낸 것은 품질 향상을 위한 꾸준한 연구개발"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원료를 활용하고, 맛과 영양을 고려한 꾸준한 제품 개발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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