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트럼프 재집권 시 타격…한·미 방산 협력 좌초 우려"

입력 2024-06-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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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방위산업 영향 및 대응 과제' 보고서 발표
방위비 인상 압력·우크라 지원 축소·미 중동 수출통제 완화 등 부정적 요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한미 방산 협력이 좌초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의 시나리오에 따른 국내 방위산업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담은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방위산업 영향 및 대응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 시 양국 방산 협력 후퇴 및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에 따른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라며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완화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한국의) 주력 시장에서 미국 업체와의 경쟁 격화 역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미국이 방산 재건과 '바이 아메리칸'(Buy-American)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무기체계 공동 개발, 미국의 방산 공급망 진입 등 최근 추진되는 한미 방산 협력이 좌초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현실화하면 국내 무기 획득 예산이 제약돼 국내 방산 투자 역시 함께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유럽과 중동 등 한국의 방산 주력 시장으로의 수출 전망도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우크라이나전 종료, 혹은 축소 시 탄약 등을 중심으로 국내 방산 수출이 둔화·정체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트럼프의 중동 국가에 대한 수출 통제 완화 역시 국내 방산 수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와 UAE를 인권 침해국으로 지정해 무기 수출 통제를 가하고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이런 통제가 완화되면서 중동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의 각 시나리오가 국내 방위산업에 미치는 영향 (자료제공=산업연구원)

다만 보고서는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의 국방 예산이 바이든 정부 집권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 국내 방산 수출이 확대될 기회가 있다"며 "특히 미국의 국방비 증가로 고등훈련기, 함정 사업 등에서 진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적으로 KAI는 올해 미국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미국은 올해와 내년 280대 규모의 공군 전술훈련기와 220대 규모의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미 방산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추진 중인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이 발효되며 양국 간 공동 연구개발(R&D), 조달 시장 상호 개방, 원자재 리스크 공동 대응 등 한미 방산 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한다"며 "바이든 정권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계속되면서 국내 방산 수출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이 어려운 만큼 미국의 정치 환경 급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 기조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산업연구원은 "한미 방산 협력 기조의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과의 방산 협력 및 수출 확대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미국이 다시 고립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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