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재매각 추진, 해상운임 급등에 영향받을까

입력 2024-06-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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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리스크 장기화로 HMM 영업이익↑
몸값 상승하며 재매각 난이도 높아졌지만…
업계 “업황 상고하저 예상돼 예단 못 해”
“선복량 늘고 운임 감소하면 몸값 낮아질 것”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의 모습. (사진제공=HMM)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044.77을 기록하는 등 해상 운임이 지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간에 끝날 줄 알았던 홍해 리스크가 지속되는 영향이다.

이에 HMM의 재매각 추진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전망과 올해 해운사들의 영업이익이 상고하저가 예상되는 만큼, 상황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해운 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 2조3299억 원, 영업이익 4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 3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849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안에 이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역시 HMM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약 1조8000억 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상대로 진행되면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9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연간 이익 1조 원을 다시 돌파하게 된다.

이에 높은 몸값으로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HMM의 연내 재매각 추진이 해상 운임 상승세 지속의 영향으로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면 HMM의 몸값은 지금보다 더 늘어나고, 자연스레 매각 가능성도 낮게 보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추진됐던 HMM 매각도 하림 측이 6조 원이 넘는 HMM의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상고하저를 기록하며 몸값 하락 가능성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해상운임 상승세는 홍해 리스크로 인한 운항 거리 증가로 하주들이 예약 잡기가 어려워진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 예약 잡기가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하주들이 1·2분기에 미리 주문을 넣은 물량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해운의 계절적 성수기는 3분기이지만, 올해는 성수기가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또 HMM을 비롯한 글로벌 해운사들이 선복 확대에 나선 것도 장기적인 몸값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HMM은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현재의 82만TEU(1TEU=20피트)에서 120만TEU로 확대하고, 29척을 보유 중인 벌크선도 55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150만TEU, 벌크선 1228만DWT 규모로 확대한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해운업계에 선복량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증가하는 것이다. 올해 안에 홍해 리스크까지 해소되면 HMM의 영업이익은 현재 예상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HMM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이 정도로 급증하리라 예상한 곳은 많지 않았다”며 “현재의 예상도 몇 개월 뒤에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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