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 린치, 미국 사기 혐의 재판서 무죄

입력 2024-06-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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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노미 매각 시 매출 부풀리기 등 혐의
“HP 무능 린치에게 뒤집어 씌우기 이제 끝”

▲영국 기업가 마이크 린치. 로이터연합뉴스

한때 영국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으로 불렸던 기술계 거물 마이크 린치가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사기 혐의에서 벗어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미국 검찰은 린치가 설립한 영국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 오토노미를 2011년 미국 휴렛팩커드(HP)에 매각하면서 매출 부풀리기 등 총 15건의 사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내려진 판결은 린치가 10년여 동안 이어온 누명을 벗기 위한 여정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앞서 당시 세계 1위 PC 업체였던 HP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오토노미를 2011년 주가보다 60%의 프리미엄을 더한 111억 달러(약 8조700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토노미가 매출을 크게 부풀려 회사를 비싸게 팔았다며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결국, 이듬해 오토노미와 관련한 자산 50억 달러를 포함해 88억 달러의 자산을 상각 처리했다.

또 투자자들은 오토노미 인수를 HP 역사상 최악의 거래 중 하나로 꼽았으며, 기술 산업의 리더로서 HP가 쇠퇴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HP는 2018년 미국 연방 검찰은 린치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으나 린치는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린치는 HP 경영진이 잘못 관리한 것의 탓을 돌리고 있다고 맞섰다. 린치의 변호인은 “이 사건이 영국과 미국 회계 시스템 간의 차이와 특정 비즈니스 판단에 관한 분쟁이지 고의적인 사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린치는 지난해는 미국으로 송환을 피하기 위한 싸움에서 패소함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로 이송돼 24시간 감시와 법원이 지정한 사설 경호를 받으며 타운하운스에 감금됐다.

런던 외곽의 노동자 계급 출신인 린치는 영국에서 가장 큰 기술 성공 사례로 꼽혔다. 그는 2006년에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고, 2008년과 2014년에 각각 왕립공학아카데미와 왕립학회의 회원으로 선출됐다. 2011년에는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의 과학 고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때 영국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라고도 불렸다.

린치의 대변인은 “재판에서 제시된 증거는 린치가 결백하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줬다”면서 “HP의 무능함을 린치에 뒤집어씌우기 위한 13년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마무리됐다. 다행히도 마침내 진실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린치는 이번 판결에 대해 “오늘 판결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영국에 있는 사랑하는 가족과 제 분야의 혁신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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