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경쟁사인 AMD도 서버용 AI칩을 매년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I 칩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콘퍼런스에서 “AI 혁명으로 올해 컴퓨텍스는 가장 크고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AMD의 데스크톱·PC용 프로세서와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AI 가속기 신제품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AI 칩 개발을 위해 “매년 우리는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도록 차세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연간 주기는 시장이 더 새로운 제품과 더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수 CEO는 생성형 AI와 관련해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을 매년 출시해 고객사들이 신기술을 보다 빨리 도입하고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MD는 올해 4분기 MI300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MI325X’를 출시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3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하는 MI350, 2026년에는 MI400도 출시할 예정이다.
수 CEO는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H200을 겨냥하며 “‘MI325X’는 이보다 2배 더 많은 메모리를 확보하고 30% 더 빠른 컴퓨팅 속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젠슨황 엔비디아 CEO도 컴퓨텍스 테크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을 발표하며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AMD의 AI 칩 출시 계획은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 계획과 겹치게 됐다.
차세대 AI칩 출시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I칩 부문에서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안정적으로 HBM을 공급하는 게 과제다. 삼성은 현재 HBM 전담팀에 4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AMD와 협력 관계에서 SK하이닉스보다 우위에 있다. 업계에서는 AMD MI325X에 삼성전자가 상반기부터 양산 중인 HBM3E 12단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는 올 2월 "HBM3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AMD가 지난해 출시한 'MI300X'에 HBM3를 공급해 왔다.
AMD는 내년 출시되는 'MI350'에도 HBM3E 12단 제품을 탑재하고, 2026년 'MI400'에 처음으로 HBM4를 탑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