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악성 신경교종’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 국제환자 임상허브 선정

입력 2024-06-0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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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성 신경외과 교수팀, ‘H3-K27M 변이 미만성 중심교종’ 주변국 환자 담당

▲박재성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H3-K27M 변이 미만성 중심교종’ 신약 후보물질 ‘ONC201(성분명 도다비프론)’의 아시아 유일 국제환자 임상시험 허브가 됐다고 4일 밝혔다.

미만성 중심교종에서 관찰되는 H3-K27M 변이는 세포핵 내부의 유전정보를 압축 보관하는 ‘히스톤 H3’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 하나가 K27 위치에 비정상적인 돌연변이를 보이는 상태다. 해당 신경교종은 2016년부터 세계보건기구 종양분류 4등급(매우 악성)으로 분류되는 아형으로, 인구 100만 명당 1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발병 후 1년 생존율이 25% 미만일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현재 해당 질환은 방사선 치료 외에는 치료 옵션이 없다. 미국 키메릭스(Chimerix)가 개발한 ONC201가 유일하게 3상 임상이 진행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물질은 뇌 안쪽으로의 약물 전달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인 혈뇌장벽(BBB)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소분자화합물이다. 주위 정상 조직에 침투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신경교종을 억제하기 위해 세포증식을 촉진하는 도파민수용체(DRD2)의 신호전달은 선택적으로 막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ClpP)은 활성화시킨다.

학계는 ONC201이 H3-K27M 변이 미만성 중심교종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지난달 임상종양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된 해당 후보물질의 2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고등급 신경교종 반응평가(RANO-HGG) 기준 전체 반응률은 20%, 질병 통제율은 40%, 1년 생존율은 57%를 기록했다.

글로벌 3상 연구는 메이요 클리닉, MD 앤더슨, 스탠퍼드 암센터 등 세계 유수의 병원을 필두로 전 세계 12개국 130개 이상의 병원이 참여 중이다. 한국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7개 병원이 참여 중이지만,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번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병원이 없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의 박재성 신경외과 교수팀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제환자 허브를 맡아, 다양한 인근 국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평가한다.

이미 지난달 16일 첫 번째 국제환자가 등록해 기본 진료와 검사를 마치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환자는 자국 의료진의 추천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홍콩 출신의 50대 여성이다. 임상시험 일정에 따라 한국과 홍콩을 왕복하며 주 2회 투약을 진행하는 한편,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의료진들로부터 체계적으로 예후를 확인받게 된다.

박 교수는 “H3-K27M 변이를 보이는 미만성 중심교종은 나이, 성별, 인종과 무관하게 예후가 몹시 불량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기에 이번 임상시험 기회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한 줄기의 빛과 같다”라며 “ONC201은 치료제가 없던 분야에서 처음 개발된 후보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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