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석녀石女' 등 한국고전영화 6편 발굴·복원 첫 공개

입력 2024-05-30 11:29수정 2024-05-30 17:2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한국영상자료원, '발굴, 복원 그리고 KOFA 50주년' 기획전 개최

한국영상자료원 개관 50주년 최대 규모 '발굴, 복원전'
미보유 발굴작 6편 비롯해 강렬한 홍상수 데뷔작 상영
"일반 상업극장에서 볼 수 없는 거장 작품 만날 기회"

그간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정진우 감독의 '배신'(1964)을 비롯한 한국 고전영화 6편이 한국영상자료원(KOFA)을 통해 최초 공개된다. KTV 등에서 보존 중인 다량의 8mm와 16mm 필름을 조사하던 중 발굴됐다.

30일 영상자료원은 다음달부터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 KOFA에서 '발굴, 복원 그리고 KOFA 50주년'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한국영화의 발굴과 복원, 보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영상자료원 개관 50주년을 맞아 'Part 1, 2'로 나눠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발굴, 복원 그리고 KOFA 50주년' Part 1 포스터 (한국영상자료원)

영상자료원은 KTV 등에서 비디오 등 타 매체와 오랫동안 함께 보관돼 있던 필름의 훼손도를 확인하고자 2년 전 88편의 필름 모두를 영상자료원으로 이관했다. 이번 기획전에는 88편 중 복원이 끝난 6편을 우선 공개한다.

내달 13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하는 'Part 1'은 'KOFA 발굴', 'KOFA 복원', '해외 복원' 3개 섹션 총 28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8월 말 개최 예정인 'Part 2'는 추모전과 극장 체험을 위주로 한 약 30여 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기록을 메우는 발굴작 최초 공개

▲정진우 감독 '배신' 스틸컷 (한국영상자료원)

'KOFA 발굴'에서는 디지털화를 완료한 6편('어머니의 힘'(안현철, 1960), '서울로 가는 길'(이병일, 1962), '배신'(정진우, 1965), '잃어버린 사람들'(전조명, 1967), '목메어 불러봐도'(김기, 1968), '석녀石女'(김수용, 1969))을 상영한다.

정진우 감독의 '배신'은 신성일, 엄앵란 커플이 현실 커플이 되는 계기가 되었던 '맨발의 청춘'과 함께 1960년대 청춘영화의 붐을 이끌었다.

또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문예영화의 대가 김수용 감독의 '석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한 '시집가는 날'(1956)을 연출한 이병일 감독의 1960년대 작품 '서울로 가는 길' 등이 관객들을 찾는다.

특히 내달 13일 '배신' 상영 후 발굴과정 및 복원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부대행사인 '아카이브 이야기: 수집x복원 Talk'가 준비돼 있다.

새로이 발견하는 한국영화의 걸작들

▲홍상수 감독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스틸컷 (한국영상자료원)

'KOFA 복원'에서는 개관 50주년을 맞아 복원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과거 복원작을 상영한다. 해당 섹션에서는 이만희 감독의 '원점'(1967),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이명세 감독의 '지독한 사랑'(1996)이 상영된다.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칸영화제에 초청됐던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1962)을 비롯해 '달려라 하니' 감독으로 잘 알려진 홍상만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은하전설 테라'(1983), 한국 최초의 로봇 애니메이션 '황금철인'을 4K 화질로 복원하여 상영한다.

특히 '지독한 사랑' 상영 후 이명세 감독과 김소미 씨네21 기자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린다. 또한 유운성 평론가의 '원점' 강연을 비롯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상영 후 이우빈 씨네21 기자와 김예솔비 평론가가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짚는다.

'은하전설 테라' 상영 후에는 추혜진 인디애니페스트 프로그래머와 윤아랑 평론가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애니메이션사의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 '구두닦이' 스틸컷 (한국영상자료원)

한편 '해외 복원'에서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대표작이자 스크루볼코미디 형식을 완성한 '어느 날 밤에 생긴 일'(1934), 이탈리아의 네오 리얼리즘의 대표작 '구두닦이'(비토리오 데 시카, 1946), 카프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오손 웰스 감독의 '심판'(1962) 등이 상영된다.

도스토옙스키의 '백야'를 각색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파리 센강을 보여주는 로베르 브레송의 '몽상가의 나흘 밤'(1971), 존 포드의 '역마차' 원작을 쓴 어니스트 헤이콕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자크 투르뇌르의 서부극 '패시지 계곡'(1946)도 관객들을 찾는다.

영상자료원 관계자는 "4K 복원된 선명한 화질로 과거의 한국영화들을 새로이 발견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일반 상업극장에서 볼 수 없는 세계 영화 사조에 큰 영향을 끼친 대표작과 시대와 나라를 가로지르는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