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임기 말에도 지지율 60%대 유지한 이유는?

입력 2024-05-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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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프로그램으로 빈곤 개선 공약 실천
매일 아침 기자회견 등 이례적 소통 행보
전용기ㆍ신용카드 거부 등 검소함 호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2018년 12월 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의회에서 취임일 연설을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60%대 중반의 지지율을 유지한 이유는 노동자 계급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올해 70세인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00년 멕시코시티 시장이 되기 전 고향인 타바스코주에서 시위 지도자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10년 동안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펼쳤고,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노동자 계급을 기반으로 지지층을 구축해 2018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6년 단임제임에 따라 그는 내달 2일 대통령 선거에서 선출되는 이에게 권력을 넘겨줘야 한다. 이렇게 정권 이양 시점이 코앞에 왔음에도 60%대 중반의 지지율로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성장 정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높은 사망률, 기록적인 살인 건수 등에도 호감도가 높다. 이는 통상 정치 지도자들이 정권 말이 되면 실망으로 레임덕을 겪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FT는 노인, 일부 농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프로그램이 인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그가 취임한 이래 사회복지 지출은 실질적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그는 또 일일 최저 임금을 250페소(약 2만 원)로 두 배 이상 인상했다. 이는 수백만 명의 멕시코인들을 중증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취임 당시 42%였던 빈곤율은 2022년 36%로 떨어졌다. 단 극빈층은 소폭 증가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오른쪽) 멕시코 대통령과 여당 국가재건운동(MORENAㆍ모레나)의 대선 후보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 AP뉴시스

그의 검소한 생활도 노동자층에게 어필했다. 대통령 전용기와 대통령궁을 거부했고, 신용카드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해외 출장을 거의 가지 않고, 3000만 원대의 흰색 폭스바겐 제타를 타고 소박한 스낵바와 카페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통 방식도 이색적이다. 보수적이고 부르주아적인 언론을 자주 비난한 그는 평일 아침마다 ‘이른 아침(Mañanera)’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과 몇 시간씩 소통을 한다. 중산층과 상류층 유권자들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당 국가재건운동(MORENAㆍ모레나)의 차기 대선 후보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여론조사상 선두이고 2위인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도 여성임에 따라 멕시코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유권자 3분의 2가 셰인바움에게 투표할 계획인 반면, 그렇지 않은 유권자의 절반이 야권 후보인 갈베스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셰인바움 후보는 현직 대통령의 프로젝트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규모 재정 적자는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또 이공계 엘리트 출신인 점은 장점이지만 소외계층과의 친밀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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