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대형만 오르네…'작은 집'은 뒷걸음

입력 2024-05-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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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면적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면적이 큰 대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이 계속되며 고점을 회복했지만, 소형 아파트는 내림세를 타는 모습이다. 고금리로 면적별 수요자의 자금동원력 격차가 크게 벌어진데다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대형(전용 면적 135㎡ 초과) 아파트의 4월 평균 매매가격은 29억257만 원으로 지난해 1월(29억444만 원) 이후 15개월 만에 29억 원대를 회복했다. 서울 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수년간 상승하며 기록한 2022년 11월 고점 29억3318만 원과 비교하면 99% 수준이다.

실제 서울 주요 지역 대형 고가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120억 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2월 99억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7차 전용 245㎡(115억 원), 도곡동 타워팰리스2 159㎡(48억 원) 등도 신고가에 거래가 이뤄졌다.

소형(전용 60㎡ 이하)은 대형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월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은 작년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며 4월 7억5285만 원을 기록했다. 고점인 2022년 6월 8억6873만 원보다 1억1600만 원가량 낮은 것으로 회복률로 보면 87% 수준이다.

소형 아파트는 지난해 6월 7억4000만 원대로 떨어졌다가 8월 7억5000만 원대를 회복하고 오름세를 보이면서 7억5826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방향이 바뀌었다.

중소형(전용 60㎡ 과~85㎡ 이하)과 중형(전용 85㎡ 초과~102㎡ 이하)도 소형과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형과 중형은 지난해 말부터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4월 현재 매매 평균가격이 11억5244만 원, 16억7422만 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고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95% 안팎 수준까지 올라왔다.

중대형(전용 102㎡ 초과~135㎡ 이하)은 올해 1~3월 하락하다가 지난달 반등했다. 4월 매매 평균가격은 16억2394만 원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작은 평수는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자금 여력이 부족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층이 많이 찾는데 금리부담이 크다 보니 수요가 줄고 가격 상승 유인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인 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쉽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평수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는 데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자산가의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로 소형 등 작은 아파트 시장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지만, 현재 같은 구도가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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