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30분의 1 수준으로 저감…국산 기술로 진행
국내 최초 상업 원자력발전인 '고리 1호기'의 해체가 시작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1호기의 '제염' 작업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2017년 6월 18일 영구 정지하고 그동안 해체를 준비해 왔다.
해체의 실질적 첫 작업인 제염(除染)은 원전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으로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해체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한수원은 방사성 오염이 가장 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로 냉각재 계통(시스템)과 화학·체적 제어계통, 잔열 제거계통에 과망간산·옥실산 등의 화학약품을 주입해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한수원 관계자는 "배관에 남아있는 방사성을 띠는 냉각수 등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방사성이 현재도 작업자들이 옆으로 다닐 수는 있을 정도 수준인데 30분의 1 정도로 낮추면 해체 작업을 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통 제염이 완료되면 발전소 건물을 실제로 철거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제염 이후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이 내려지기 때문에 사전절차에 해당하지만, 기술적 공정에서는 꼭 필요한 절차로 해체의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원안위 해체 승인이 내려지면 고리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반출되고, 비방사성 구조물부터 방사성 구조물 순으로 건물이 철거되고 마지막에는 원전 부지가 나대지로 복원되며 해체 작업이 완료된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통상 해외의 경우 원전 해체 승인 이후 부지 복원까지 7∼8년 정도면 완료가 된다"라면서도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고리1호기 사용 후 핵연료 임시 저장소 건립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이 걸린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염 작업에는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국산 기술과 장비가 사용된다. 한수원은 이번 경험을 활용해 국내 해체 기술의 실증과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면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과 운영에 이어 해체에 이르기까지 원자력 산업 전주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통해 해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