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떠난 뒤 '무주공산'...與, 춘추전국 돌입

입력 2024-04-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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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
전당대회 가능성 커...나경원·안철수 거론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판 가능성도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 출구조사 시청 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떠나고 이만희 상황실장과 정양석 선대위 부위원장과 일부 비대위원들이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에서는 '무주공산'인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시작됐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복수의 관계자들은 “누가 당권을 잡을지 모르겠다”, “대통령실과 당이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108석 의석 확보로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차질이 불가피해진 데다 다음 지방선거·대통령 선거까지 고려하면 당을 누가 이끌어갈지 구심점이 안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16일 열릴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거란 전망이 크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부터 전당대회를 열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가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재정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전당대회를 하면 컨벤션 효과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할 수 있다. 이미 비대위 체제를 겪었기에 ‘비대위의 비대위 체제’를 만들 가능성은 작다는 게 당내 주된 분위기다.

문제는 윤 권한대행의 거취인데, 본래 임기대로 21대 국회 만료 시점인 5월 29일까지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면 22대 국회 개원 후 새 원내대표의 지휘 아래 7~8월경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언급된다. 여권 관계자는 “통상 임기 종료 전에 당선자 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며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빠르게 열고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을 안정시키려 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당권주자로는 수도권 중진인 나경원·안철수 당선자 등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의석이 영남권으로 쪼그라든 만큼 수도권 출신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권심판론이 작용했던 선거이기 때문에 당분간 친윤이 전면에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의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자의 대표론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2021년 헌정사상 첫 30대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해 변화를 꾀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다. 다만 김 당선자는 13일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지금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친윤(친윤석열)의 활약 가능성은 오리무중이다. 총선 전까지는 김기현 전 대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순으로 친윤에 당권이 넘어갔다. 이철규·권성동·윤한홍·김기현 등 친윤 의원들이 대거 생환했지만, 이들이 얼마만큼 역할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멀핵관’(멀어진 윤핵관) 권성동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은 언급된다.

물러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재등판 가능성도 공공연하게 거론된다. 그는 13일 새벽 당직자·보좌진에 “제가 부족했다”며 “우리,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하자. 그래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아내 고치자. 그래도 힘내자”고 했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돌아올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했지만, 향후 정치 행보 가능성은 열어둔 바 있다. 그는 11일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고 어디에서 뭘 하든 나라를 걱정하며 살겠다.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 인사들은 총선 패배를 대통령 책임론으로 돌렸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10일 총선 참배를 “대통령과 당의 공동 책임”이라고 했다. 다만 유의동·구자룡 등 한동훈 지도부 인사들이 낙선하면서 한 위원장의 당내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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