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실명’ 당뇨망막병, 조기 발견하려면 [e건강~쏙]

입력 2024-04-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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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자 최근 10년간 41.8% 증가…주기적 안과 검진 필수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당뇨망막병증은 녹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느리게 진행되며, 노안으로 오인하기 쉬워 환자가 조기에 병원을 찾기 어렵다.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안과 검진이 최선이다.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신경막이다. 여러 층의 막으로 이뤄졌으며, 빛을 감지해 시각정보를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해 색과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모세혈관에 손상이 생겨 망막의 말초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발생한다. 말초혈관의 순환장애로 혈관이 막히면 망막의 허혈성 변화가 발생하고, 이는 시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인 망막의 중심부 ‘황반’에 부종을 유발한다.

허혈이 지속되면 신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증식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하는데, 이 신생 혈관은 쉽게 터져 눈 속에 심각한 출혈을 일으킨다. 또 섬유성 조직과 함께 증식하면 망막을 박리시키는 ‘견인성 망막박리’가 발생한다. 이런 출혈과 망막 박리는 영구적인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이 주된 발병요인인 만큼, 식습관의 변화와 고령화로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약 26만5000명이었던 당뇨망막병증 환자 수는 2022년 37만6000명으로 10년 사이에 41.8%가량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시력 감소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가 노안으로 인식하고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병 초기나 비증식 당뇨망막병증은 증상이 없거나 가벼워 환자가 이상을 눈치채기 더욱 어렵다. 황반부종이 생기면 물체가 휘어져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식 당뇨망막병증은 빛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한 시력저하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환자 스스로가 인식할 정도의 시력 저하가 진행된 단계에서는 이미 이전의 건강한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진단된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레이저 치료, 안구 내 주사, 수술 등을 시도한다. 레이저 치료는 중심 시력을 보존하기 위하여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힌다. 허혈이 발생한 망막을 광응고시켜 손상 진행을 막는 원리다. 안구 내 주사 치료는 눈 안에 직접 주사액을 주입해 당뇨 망막병증으로 발생한 허혈성 변화를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황반부종을 가라앉히고, 신생혈관에서의 출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레이저와 주사를 활용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치료 후에도 반복적인 출혈 또는 망막박리로 시력이 손상된 환자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한다.

조기 진단으로 적절히 치료해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진단은 안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눈의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안구의 내부를 촬영하는 안과 정밀검사다. 거주지와 가까운 안과 의원에서 1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다만, 당뇨망막병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환자는 혈류 정밀 평가와 망막 단층 촬영 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미현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실명 질환은 주로 40세 이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40세 이상 성인은 연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안과 정밀 검진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안과적 검사를 받는 것을 권고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조기 진단으로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실명 위험을 절반까지 감소시킬 수 있지만, 환자 스스로 자각 증상이 없거나 시력에 영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라면서 “당뇨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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