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롯데건설, 여유자금 확보로 재무안정성 강화 안간힘 [비상장건설사 실적 돋보기④]

입력 2024-04-15 06:00수정 2024-04-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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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C.I.

롯데건설이 지난해 ‘유동성 파고’를 넘어 매출액을 15%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수익성 개선에 실패하면서 영업이익은 되려 28% 줄었다. 내부 유동성 위기를 외부 수혈로 틀어막으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늘어난 이자비용 부담이 수익성 악화의 연료로 작용했다.

이에 롯데건설은 올해 수익성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지난해부터 롯데건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은 포착됐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주택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 중 50%대로 줄이고, 매출 비중이 미미했던 해외 수주를 대폭 늘리는 등 사업 방향 변화도 감지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6조8111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액 5조9443억 원 대비 14.6% 증가했다. 신규 수주가 늘고 계약과 착공 증가분이 반영돼 매출 확장에 성공했다.

다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3년 연속 영업이익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롯데건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2595억 원으로 2022년 3608억 원 대비 28.1% 줄었다.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4296억 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2021년 5조5765억 원에서 2022년 5조9443억 원, 지난해는 7조 원 가까이 달성하는 등 매년 늘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매년 1000억 원가량 줄었다.

이에 당기순이익도 2022년 745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554억 원으로 25.7%가량 쪼그라들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고, 영업 외 비용 증가의 주요 사유는 차입금 조달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라고 설명했다.

수년째 국내 공사 원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롯데건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매출 구조 변화도 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을 늘려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중 국내 사업 비중은 79.6%로 2022년 84.4% 대비 약 5%포인트(p) 줄었다. 반면 해외 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9.6%에서 18%로 급증했다. 비중만 놓고 보면 해외 사업 비중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셈이다.

이런 롯데건설의 노력에도 대규모 외부 자금 수혈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은 롯데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이자비용은 2030억 원 규모로 2022년 827억 원 대비 2.5배(1203억 원) 늘었다. 올해 롯데건설 영업이익이 2595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대부분(78%)을 이자비용으로 쓴 셈이다.

상반기 이후 추가 이자비용 부담 증가 가능성도 있다. 한신평은 “일부 A급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도 변화 가능성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며 “롯데건설의 경우 과중한 PF우발채무 규모와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용도 하향 압력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대형 건설사 가운데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곳은 롯데건설(A+)과 HDC현대산업개발(A) 등 두 곳뿐이다.

▲롯데건설 사옥 전경. (자료제공=롯데건설)

다만, 롯데건설은 지난해 보유 현금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 안정성 강화 노력도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차입금은 전년 대비 1조881억 원 감소했다. 부채총계는 2022년 6조9537억 원에서 지난해 6조2157억 원으로 10.61% 줄었다. 부채비율 또한 2022년 말 265%에서 지난해 말 235%로 30%포인트 낮아졌다.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따지는 차입금의존도 또한 2022년 41%에서 지난해 32%로 감소했다. 부채와 차입금을 줄이는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8146억 원으로 2022년 5979억 원에서 203% 급등했다.

여기에 롯데건설을 살리기 위한 롯데그룹의 지속적인 내부 수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롯데건설은 롯데 지주 내 핵심 계열사들은 중심이 된 ‘프로젝트 샬롯’ 펀드를 통해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 사명의 기원인 ‘샤를로테’(샬롯) 이름까지 붙은 대형 프로젝트로 그만큼 그룹 역량을 집중한 역점 사업으로 해석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F우발채무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사업성 개선, 기수주 및 기출자한 사업장들의 효율적 진행 관리를 통해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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