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의자 11명 체포
푸틴, 우크라이나 연루 주장하며 보복 천명
젤렌스키·미국, 연루 가능성 일축
2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발생한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133명이 숨지고 이보다 많은 숫자가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
러시아 경찰은 테러 가담자 11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4명은 현장에서 총을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로선 이들 중 일부가 타지키스탄 출신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는 상태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 당시 영상도 공개했다.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와 엮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방송 연설에서 “예비 정보에 따르면 무장괴한 4명을 포함한 용의자들은 (사건 직후) 몰래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려 했고, 우크라이나 쪽엔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준비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격에 연루된 누구든 정당하고 필연적으로 처벌될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체포됐다”며 푸틴 대통령의 말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옆에서 23일(현지시간) 사람들이 꽃을 놓고 촛불을 밝히며 전날 발생한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미국 역시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IS가 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일어난 일은 테러 행위이며, 우리 모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