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사직야구장은 유독 뜨겁고도 차가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심경으로 2026년을 시작했는데요. 시범경기 1위라는 성적표와 함께 8년의 가을야구 갈증을 해갈해 줄 것이라 믿었던 팬들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연이은 주축 선수들의 도박 파문을 딛고 일어선 줄 알았던 롯데 자이언츠가 이번에는 ‘팬 비하 막말’이라는 인성 논란이 불거지며 또 한 번 비판받고 있죠.
롯데의 2026 시즌은 시작부터 난관이었습니다. 2월,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 도중 나승엽, 고승민 등 팀의 핵심 전력들이 불법 도박장에 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죠. 이들은 훈련이 끝난 심야 시간, 숙소를 무단 이탈해 현지 카지노 형태의 불법 도박장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죠. 단순히 재미로 즐겼다는 선수들의 변명과 달리, 현지 목격담과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KBO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주동자로 지목된 김동혁에게 50경기, 나머지 세 선수에게는 각각 30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김태형 감독은 팀을 빠르게 추슬렀습니다. 3월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11경기 8승, 승률 9할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단독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2022년 이후 4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13번째 시범경기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죠.

기분 좋게 삼성과의 개막 2연전을 싹쓸이하며 시작한 정규 시즌이었지만, 기쁨은 짧았습니다. 주축 타자들의 징계 공백과 마운드의 불안이 겹치며 롯데는 순식간에 하락세를 탔는데요. 특히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과 부산 홈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2연속 스윕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팠는데요. 윤성빈은 구속 저하와 함께 평균자책점 19.29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재기’를 꿈꾸며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충연 역시 구속 저하와 실점으로 팬들을 애타게 했습니다. 성적이 8위까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팬들은 ‘초반’이라며 응원했지만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죠.

사건은 팀이 연패의 늪에서 허덕이던 10일 밤 발생했습니다. 지난 겨울께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된 건데요. 부산의 번화가인 전포동 술집 거리에서 최충연과 윤성빈의 모습이 담겨있었죠. 물론 운동선수도 사생활이 있고 휴식일에는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현장에서 팬을 대하는 태도였는데요.
사진 촬영을 정중히 요청한 여성 팬이 떠난 뒤 최충연이 내뱉은 “타이어보다 못한 뚱녀”라는 발언은 단순히 술자리에서의 실언으로 치부하기엔 그 수위가 너무나 높았죠. 이는 특정인을 향한 인격 모독이자, 외모 비하를 담은 명백한 막말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롯데 팬들은 물론 야구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는데요. 특히 팀 성적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선수의 이런 언행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과 배신감은 더 크게 번졌습니다.
거기다 최충연은 과거 2020년 음주운전 적발로 KBO와 구단으로부터 총 1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데요. 팔꿈치 수술까지 겹치며 그는 긴 암흑기를 보낸 그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선 거죠.
이 사태는 스포츠계의 명언, 최희암 감독의 어록을 다시금 소환하게 하는데요. 1990년대 당시 인기 농구 스타에게 일침한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 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만 하는데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한테 잘해야 한다”는 발언 말입니다.
이번 논란 역시 그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죠. 선수들이 누리는 높은 연봉과 인기는 결국 팬들이 지불한 시간과 비용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그럼에도 팬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프로로서의 기본적인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거기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팬 비하 발언을 쏟아낸 장면이 “과연 한 번뿐이었을까” 하는 의심이 뒤따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논란이 확산되자 최충연은 해당 여성 팬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는데요. 본인의 발언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죠. 롯데 구단은 13일, 최충연과 윤성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습니다. 구단은 공식적으로 ‘성적 부진과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문책성 2군행으로 해석되는데요.
팬들은 즉각 반발했죠. ‘부산갈매기 일동’ 명의의 성명문을 통해 팬들은 “팬은 성적이 좋을 때만 존재하는 장식물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는데요. 도박, 사생활 논란에 이어 팬 비하까지 터진 상황에서 구단이 단순히 2군행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한다면, 이는 더 큰 기강 해이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였습니다.
현재 롯데의 팀 분위기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선수단의 태도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인데요. 장기간 성적 부진 속에서도 팀을 지켜온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