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천장 뚫자 엇갈린 투심…개인 팔고 기관 샀다

입력 2024-03-0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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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원대 돌파 후 고공행진
개인 이틀 새 190억 순매도
주식·코인으로 이동 가능성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9만 원대까지 뚫자 투자자의 마음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은 이틀간 200억 원에 가까운 금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오히려 12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주식,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비교적 위험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지만, 기관은 향후 금리 인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를 고려해 안전자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5일 이틀간 개인은 193억4271억 원어치 금을 순매도했다. 반면 금융투자회사, 은행 등 기관은 같은 기간 121억7107억 원어치 금을 순매수했다.

금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투자자들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 'KODEX 골드선물(H)'에서 기관은 17억667억 원을 사들인 반면 개인은 15억2100억 원을 팔았다. 'TIGER 골드선물(H)'에서도 개인은 3억5013만 원을 뺐지만 기관은 3억3798만 원을 담았다.

이 기간 금값은 연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4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8만904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5일도 오름세가 이어지며 9만810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9만 원 선을 돌파했다. 이날도 9만1000원대까지 올라서며 매섭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금값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온스당 2126.30달러로, 온스당 2100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더불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예측치에 부합하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보통 금리가 낮아지면 화폐가치가 낮아져 실물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한다. 또 하마스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은 꾸준히 안전자산인 금값의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값이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자금 운용을 해야하는 기관은 안전자산에 집중하는 한편,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거나 증시와 가상화폐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국내 거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원화로 거래된 비트코인 총 거래량은 한때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4일 기준 57조9000억 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5%(3조5000억 원) 투자자예탁금은 투자를 위해 잠시 두는 대기성 자금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값의 급등세가 다시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나 물가 경로, 전쟁 상황 등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역대 최고치에서 추가상승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과 고용지표에서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단기 과매수 상태에 대한 되돌림 약세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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