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달걀에 얽힌 유명한 말로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앞이고 시작이냐의 논제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논리적으로 밝히다 보면 질문과 대답이 반복되는 딜레마에 빠진다. 과학계에서는 이 같은 논쟁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도 했지만, 이미 일상생활에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로 자리 잡았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바이오 업계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코로나19를 전후로 호황기를 맞았던 바이오 시장은 엔데믹에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이 맞물리며 한파가 닥쳤다.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고, 벤처캐피탈(VC)과 인수‧합병(M&A) 건수와 금액도 감소했다.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기업도 속출했다.
그럼에도 투자를 받는 기업들은 존재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도 투자 시장이 경직돼도 투자받을 기업은 받는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력이 좋은 기업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투자를 유치한다.
그렇다면 좋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부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딜레마에 빠진다. 좋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 물론 적은 자금으로도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적고 시간도 더 걸린다. 연구에 많은 개발비를 투자할수록 좋은 기술이 탄생할 확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좋은 기술을 개발하기 어렵고, 투자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기술이 없으니 자연스레 투자 유치도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진다. 결국 이 같은 무한의 굴레, 끝없는 논쟁에 빠지지 않으려면 모두가 머리를 맞대 올바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기업이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기업은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닭과 달걀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