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따지 말고 소화제 복용해야…'단짠' 피하고 개인 접시 사용 권장
명절 기간 매 끼니 화려한 음식이 상에 오르면,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된다. 육류와 생선, 전, 튀김류, 떡 등 명절에 먹는 음식은 칼로리가 높고 소화 기관에 부담을 주기 쉽다.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해야 설 연휴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명절 음식을 만들 때는 설탕과 소금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달고 짭짤한 맛은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먹게 한다. 단순당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인 췌장이 훼손돼 2형 당뇨병의 위험이 커진다. 또한, 짠맛을 내는 소금은 심혈관계에 물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부종을 유발한다.
이기영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달콤하고 짭짤한 맛을 내는 설탕과 소금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매우 해롭다”라며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복합 탄수화물, 단백질, 미네랄, 섬유질이 잘 섞여 있는 신선한 음식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고, 아침, 점심, 저녁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하며 식사 때가 아닌 시간에는 수분만 섭취해야 한다”라며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다고 해도 건강하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음식이 준비됐더라도 처음부터 많은 음식을 상에 올리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식사할 때도 가족들과 대화를 하며 천천히 골고루 먹어야 한다. 고기나 전 같은 고칼로리 음식보다는 채소나 나물 같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절제력을 잃고 과식을 반복하면, 소화불량으로 연휴 기간 고생을 할 수 있다.
박계영 한양대학교 국제병원 종합검진센터(가정의학과) 교수는 “체했을 때 손을 따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대처법”이라며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소화제를 준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무엇을 먹을지 미리 계획하고 개인 접시에 덜어서 평소 먹는 양을 유지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식사 전에 나물이나 채소류를 먼저 섭취해 포만감을 얻으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식사 후 15분에서 2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맨손 체조를 하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생선 가시나 이물질이 목에 걸리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는 식도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가장 잘 알려진 응급처치법은 맨밥 한 숟가락을 삼기는 것인데, 이는 오히려 가시가 더 깊이 박히게 하거나 식도에 구멍을 만들 수 있어 금물이다. 레몬이나 식초 등 산이 있는 음식을 먹어 가시를 부드럽게 하거나 녹이는 민간요법도 위험하다. 상처 입은 식도를 자극하면서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김건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깊이 박힌 가시가 아니라면,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유도해볼 수 있지만, 깊이 박혀 상처가 생겼다면 응급실을 찾아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며 “가정에서 인위적으로 가시를 빼기 위해 구토를 하거나 소독되지 않은 핀셋, 손가락 등을 목 안쪽으로 집어넣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했다.
야외나 친척 집 등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특별한 음식을 먹다 보면 알레르기가 발현될 위험도 있다. 갑작스러운 재채기, 가려움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실수로 섭취했는지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피부를 긁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타인의 알레르기약을 빌려 먹는 등 의사·약사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의약품을 복용하는 행위 역시 위험하다.
김건 교수는 “친척들에게 미리 알레르기 여부를 공유하고 음식 조리부터 주의할 수 있도록 도움을 구해야 한다”라며 “특히나 알레르기 정도가 심한 사람이라면 의사와 상의해 응급처치용 항히스타민제, 항염증제 등을 처방받고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처음 발현된 알레르기이거나, 정도가 심할 때는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