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카드로 안돼”…수수료 갈등에 카드납 제자리걸음

입력 2024-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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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상품 출시에도 이용률 저조
보험사 "수수료율 1%대로 낮춰야"

(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 납부를 여전히 꺼리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관련 시장을 공략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수익다변화 차원의 일환으로 카드납 비중이 낮은 보험사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수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는 쉽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는 자동차·손해·생명보험료 결제 시 전월 실적에 맞춰 월 최대 2만5000원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보험엔로카’를 이달 1일 출시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보험료 할인 특화 카드인 ‘삼성 iD VITA 카드’를 선보였고 신한카드는 신한라이프와 협업해 ‘더 프라이드 카드’를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 보험료 카드납 비중은 저조한 상황이다. 보험료 카드 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수수료 문제로 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카드업계가 보험사에 부과한 카드 수수료율은 2% 초반이다. 보험사는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사의 운용 자산 수익률이 3~4%대에 불과한데 보험료에서 2%를 원천징수하게 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험료 카드납 비율은 생명보험사가 5.5% 수준에 그쳤다. 손해보험사는 30.2%이지만 자동차보험 카드납 비율이 80%에 달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이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할 경우 손보사의 카드납 비율은 14.8%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2018년 카드 결제 공시 의무화를 시행했지만 자동차보험료 외에 생·손보 상품 대부분은 신용카드 자동결제가 되지 않는다.

두 업권간 해묵은 갈등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21대 국회에선 보험료 카드납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보험료 카드납부 문제를 현안으로 꼽기도 했다.

카드업계는 대형 가맹점에 속하는 보험사에만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정한 적격 비용에 따라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어 대형 가맹점의 경우 원가 이하로는 가맹점 수수료 책정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신용카드 자동결제를 통한 보험료 납입을 까다롭게 하거나 아예 카드 결제를 받지 않는 방식 등으로 보험료 카드납을 꺼리고 있다”며 “결국 불편만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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