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유사한 수준
“최고 경영진이 프로젝트 존속 검토하기도”
전기차 개발 경쟁 가속화…소니·혼다 내년 출시 예정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해 초기 목표했던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2028년에야 자동차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 불리는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진행해 왔다. 당초 자율주행 최고 수준으로 어느 곳에서도 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레벨5’ 구현을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시스템이 고도로 자동화됐지만, 항상 자율주행하는 것은 아닌 ‘레벨4’로 계획을 수정했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어렵다고 판단해 ‘레벨2 플러스(+)’로 목표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2+는 운전자가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고 언제든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단계로,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과 유사하다. 애플은 전기차를 우선 출시한 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레벨4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애플의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사들이 대거 출몰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화웨이·샤오미 등 자국 브랜드의 약진으로 아이폰의 판매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판매가의 전기차 출시가 애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시장 개척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실망을 안긴 것이다.
이번 소식으로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 시기와 자율주행 기능 구현 목표가 한층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 내부에서도 애플카 개발을 둘러싼 여러 의견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애플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결국 기대치를 낮춘 제품을 내놓거나, 최고 경영진이 프로젝트의 존속을 심각하게 재검토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우려에도 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애플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기술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소니와 혼다는 공동 개발한 전기차 ‘아필라’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해 말 개발 중인 전기차 ‘SU7’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2021년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세레스와 합작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토’를 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