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기조 기세 몰아 IPO 나서기도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둔화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스타트업 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실적으로 성장성을 입증한 스타트업들은 투자 유치를 비롯해 임직원 증가 등 세를 불려가고 있으며 일부는 기업공개(IPO)에 나서기도 했다.
11일 벤처 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작년 투자 유치 이력 있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중 2022년 매출 상위 20개 기업에서 영업이익까지 기록한 기업은 12개다.
대표적으로 무신사, 오아시스, 에이피알, 야놀자, 에이스엔지니어링, 코넥, 메디쿼터스, 피라인모터스, 헬리녹스, 그레이스, 솔라테크, 넛지헬스케어 등으로, 2022년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한 메디쿼터스를 제외하면 모두 수년간 지속적인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중 무신사는 가장 큰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자랑한다. 2022년 매출은 64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39억 원으로 19.6% 감소했는데 엔데믹에 따른 이커머스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증가했음에도 흑자 기조를 지켜냈다.
무신사는 작년 7월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으로부터 2000억 원 규모 시리즈 C 라운드를 유치해 작년 전체 투자 라운드 중 단일 라운드 기준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역시 직전 라운드 대비 1조 원가량 상승한 3조 원 중반대로 평가받아 국내 패션 플랫폼 중 최초로 3조 원을 넘겼다. 대다수 이커머스 플랫폼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흑자를 내는 것이 중요한 차별점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무신사는 11월에도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를 추가 유치해 작년에만 2400억 원을 확보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도 2019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작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친 프리IPO 투자를 통해 각각 7089억 원, 1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에이피알은 2022년 전년 대비 74.1% 증가한 39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간 43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698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다. 에이피알은 코스피 상장을 위해 작년 12월 신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이후 에이피알의 비상장 주식은 한때 장외시장에서 1조6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거래되기도 했다. 상장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의 기업가치를 1조8733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외에 코넥과 피라인모터스, 솔라테크, 에이스엔지니어링 등도 확실한 고객사 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기를 저장 및 공급하는 ESS 컨테이너를 비롯해 각종 특수 컨테이너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작년 7월 900억 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과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고객으로 뒀으며 글로벌 기업 대상 매출 비중이 90%에 이르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탄탄한 고객층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10년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임직원 수가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했는데, 많은 기업이 인력 감축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고용 증가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