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 채널서 생ㆍ병맥주 제품 단종
가정 시장 주력 캔ㆍ페트병은 판매 중
롯데칠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어”
클라우드 파생 제품 '생(生) 드래프트'가 식당ㆍ주점 등 유흥 시장에서 단종 수순을 밟는다. 생 드래프트가 빠져나간 빈 자리에는 지난해 말 출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채워 넣는다.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한 생 드래프트를 과감히 버리고 신제품 크러시를 중점적으로 부각해 맥주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11월 말부터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병과 생맥주 품목을 유흥 시장에서 단종시켰다. 기존 생 드래프트를 판매하는 영업장에는 크러시를 대신 납품 중이다. 다만 가정 채널이 주력인 생 드래프트 캔과 페트병 제품은 아직 단종하지 않고 판매 중이다.
이번 단종은 지난해 11월 21일 출시한 크러시를 유흥 채널 주력 상품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영업 전선에서는 생 드래프트가 빠진 자리에 크러시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 드래프트는 롯데칠성음료가 2020년 6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출시한 제품이다. 100% 맥아(몰트)를 사용한 알코올 도수 4.5도 올몰트(All Malt) 맥주로, 신선하면서 톡 쏘는 생맥주의 맛을 구현했다.
다만 생 드래프트 출시 이후에도 유흥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점유율은 좀처럼 회복이 어려웠다. 기존 강자 오비맥주 '카스'가 굳건하게 버텼고, 하이트진로가 2019년 3월 출시한 '테라'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틈을 비집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전에도 클라우드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기존 제품을 단종하는 식으로 맥주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펴왔다. 클라우드의 유흥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가운데 비슷한 콘셉트의 자사 제품이 경쟁하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 단종하는 생 드래프트도 또 다른 클라우드 파생 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시장에서 지우는 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폈다. 피츠는 클라우드 기본 제품이 출시된 지 3년여 만인 2017년 유흥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라거 맥주다. 하지만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서 생 드래프트가 출시된 2020년 단종설이 제기됐다가 결국 2년 후 생산을 멈췄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파생 제품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을 단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생 드래프트의 경우 시장에서 점유율이 워낙 미미해 단종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품목 운영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생 드래프트 단종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