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 나선 중국, 한국 조선사 해법은

▲한화오션 1도크에서 LNG운반선 4척이 동시 건조 중인 모습. (사진제공=한화오션)

중국 조선사들이 지난해 세계 시장 선박 수주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는 중이다. 이들은 국내 조선사들이 선점한 고부가 친환경 선박 시장 점유율 확대를 다음 목표로 내세웠다.

국내 조선업계는 향후 몇 년 내로는 기술 격차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빠르게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해 2025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글로벌 친환경 선박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2024-2030년 조선업 녹색발전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 선박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2030년까지 전 야드 시스템, 공급망, 친환경 선박 개조 분야 재정비를 위한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친환경 선박 기술 중에서도 중국이 특히 강조한 것은 LNG 선박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선박 시장은 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는 등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분야다.

중국 조선사들의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체 선박 수주 점유율은 59%로 약 24%였던 국내 조선사들을 양적으로 압도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에 성공한 상황에서 고부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적극 공략하게 된다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조선사들의 경우,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2021년 8% 정도였지만, 지난해엔 20%를 기록했다. 기술 개량과 설비 투자가 지속되며 중국 조선사들의 친환경 및 건조 기술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이지만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되진 못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서는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분명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현재 분명한 기술 격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몇 년 내로 중국 조선사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수주를 대량 실패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LN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조선사들의 LNG 선박 수주 성공의 큰 이유 중 하나는 가성비 측면도 있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도크가 가득 차 지금 발주 시 선주가 4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국내 조선사와 계약하면 선박 인도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일부 선주들은 선박을 빨리 받기 위해 중국 조선사라는 차선을 택한 것으로 당분간은 국내 조선사가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사들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LNG 운반선을 뛰어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이 LNG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사이, 암모니아나 메탄올 등 무탄소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5~10년 뒤 먹거리 확보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11월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확대 차원에서 2028년까지 7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암모니아, 수소 기술 상용화, 자율운항선박 기술 확보 및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힘쓰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물량에서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중국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것은 차세대 선박 기술력 확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에 적극 매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