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 건설 · 운수장비 등 대차잔고 증가업종 점검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국민연금 등 대차거래의 주요 주체들이 본격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되면서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2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삼성중공업이 1%의 하락을 보인 가운데 대부분의 상위종목들이 혼조세를 보이며 공매도의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우선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상위 5개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이 대차잔량 비중이 상장 주식의 9.5%로 가장 높은 가운데 전일 1%의 하락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한진해운이 1.27%의 상승을 보였으며 GS건설이 1.88%의 상승을, 그리고 하이닉스와 대림산업이 각각 -1.16%, 4.95%의 등락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상위 5개사들의 전일 등락률을 종합할 때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최근 대차잔고 주식수가 급증한 종목들의 경우 상위 5개사 가운데 4개사가 하락률을 보였다. 5월 20일 기준으로 410만주가 증가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일 -3.04% 하락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삼성중공업 등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 관계자들은 "공매도 재개 첫날 오히려 외국인이 대량 순매수에 나서면서 우려했던 순매도 전환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는 공매도를 하려는 수요는 많지만 국민연금 등이 공매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물량을 빌릴 수 없는데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또한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것도 시장의 동요를 최소화하는데 한 몫 했다. 공매도와 관련한 시스템 정비를 아직 갖춰놓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는 것으로 여전히 대차잔고가 높은 종목들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 한범호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헷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허용이 곧바로 급격한 외국인 매수기조의 이탈로까지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 전체적인 흐름과는 달리 단기 급등한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 수요 자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한다"며 "실제로 공매도의 부분허용 발표 이후 공매도 금지가 유지되는 금융주들의 대차잔고는 감소한 반면 3월 이후 반등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규모가 컸던 운수장비, 전기전자, 건설업종의 대차잔고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전일의 경우 높은 상관관계가 포착되지는 않았으나 매크로 지표의 뚜렷한 개선과 같은 추가적인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을 경우 시장 전체의 방향성과는 별개로 개별주들에 대한 단기차익실현 욕구는 표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 첫날로 아직은 시장동향을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공매도가 주가 급락의 원흉으로 비판 받았던 2008년 하반기와는 2가지 이유로 다르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우선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리먼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스템 전체가 휘청이던 때이며 외국인들의 현물 매도세가 공격적으로 진행되던 시기라 현재와 다르다"며 "또한 공매도 관련 규정들이 명확히 지켜질 수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 장치들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공매도 허용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종목별로는 공매도 물량 출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귀결되지는 않아 이에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