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지방소멸위기 극복'…은행장이 태백 산골서 금융교육 [금융 문맹률 낮추자⑩]

입력 2023-1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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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중동초 학생들이 7월 4일 전남 구례군 중동초등학교를 찾은 이동금융교육센터 버스에서 계수기를 체험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의 금융교육은 소외된 지역 사회와 계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운영한다. ‘행복채움금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차별화된 고객 실익과 가치창조 실현을 위한 재능나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27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행복채움금융교육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치원생, 초·중·고등학생, 일반인 등 총 10만1784명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교육횟수만 2만1043회, 수혜기관은 9175곳에 달한다. 행복채움금융교실은 △학교로 찾아가는 금융교육 △진로교육 △은행직업체험교실 △학교동아리수업 지원 △청소년금융교육센터 등으로 세분화했다.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교육을 제공한다. 지방소멸위기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금융교육을 운영 중이다. 은행장이 직접 찾아가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금융교육에 대한 농협금융의 철학을 전파한다.

올해 농협은행은 총 7회에 걸쳐 이동금융교육을 진행했다. 이중 이석용 행장이 2차례 참석해 직접 금융교육을 했다.

이 행장은 지난달 7일 서울에서 250km 떨어진 태백 장성초등학교를 찾아 ‘이동금융교육’특별 일일 금융교육 강사로 나서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전교생을 저학년·고학년으로 나눠 학년별 맞춤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실제 은행업무가 가능하도록 특별 제작된 대형이동버스(NH wings) 체험 및 환율보드 게임, 일일 은행원 체험 등 다양한 교육을 제공했다.

결과는 대성공. 학생들은 물론 교육을 참관한 선생님들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뻔한 교육이 아닌 진심을 담은 교육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행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융소외지역을 찾는 든든한 민족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중동초 학생들이 7월 4일 전남 구례군 중동초등학교를 찾은 이동금융교육센터 버스에 오르고 있다.

농협은행은 2017년 9월 부터 대형이동버스를 활용해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청소년에게 직업체험 및 진로탐색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15회, 수혜 인원은 594명에 달한다. 대상지역은 울릉도, 강원도, 경상북도 등 격오지다. 특히 은행장이 직접 찾아가 일일 금융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호응도가 높아졌다.

격오지 외에도 일반 학교에는 직접 찾아가는 금융교육도 진행 중이다. 각 학교(초 ·중·고등학교)로 찾아가는 금융교육과 진로교육을 병행한다.

금융교육의 선순환 생태계 정착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농협금융은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동아리수업을 지원하고 하고 있다. 학생별 맞춤형 금융교육프로그램 진행으로 올바른 금융지식을 확립하게 하는 게 목표다. 이들은 추후 금융교육 강사(청소년 N돌핀)로 양성, 강사활동 기회까지 얻는다. 교육생에서 교육자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동금융교육, 찾아가는 금융교육 등에 청소년 N돌핀 강사가 참여해 농협직원들과 함께 금융교육을 제공한다. N돌핀은 현재 12기까지 선발했다. 이들은 청소년 금융교육, 청소년 진로멘토링 교육, 농촌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협은행은 전국 각지(17개소)에 청소년금융교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 지역에서 금융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실제 은행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은행원과 고객이 돼 직업체험을 하거나 게임형식으로 은행의 업무를 배울 수 있도록 조성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국의 청소년금융센터에서는 테마형 특강, 방학 특강, 월별 교육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금융교육과 핀테크 미디어 월, 금융 시네마관 등 최신 금융교육시설을 완비했다. 코로나 19시기에는 금융교육이 취약해지지 않도록 인터넷·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교육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는 해당 인프라를 지속 개발해 시·공간 제약을 극복한 비대면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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