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팩상장 기업 84.1%가 영업익 추정치 미달…공시 강화·상대가치 활용도 제고 추진”

입력 2023-1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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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액과 영업익 추정치를 밑도는 실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스팩상장 관련 공시서식을 개정하고, 상대가치 활용도를 높이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7일 금감원이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139개 스팩상장 기업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평균 매출액 추정치는 571억 원이나 실제 매출액은 평균 469억 원으로 추정치에 17.8% 못미쳤고, 영업이익 역시 평균 추정치는 106억 원이나 실제치는 44억 원으로 58.7% 미달했다.

(출처=금융감독원)

매출액 미달 기업 비중은 76.0%, 영업이익 미달 기업 비중은 84.1%로 대다수 스팩상장 기업이 추정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일부 스팩상장사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세워 영업실적 추정치를 책정하기도 했다. 바이오기업 A사는 특정 질환 치료제 개발로 향후 1430억 원 매출 발생을 추정했으나 임상시험 등이 지연되면서 매출 발생 예정일이 1년 이상 지났음에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콘텐츠 기업 B사는 수주가 진행 중인 모든 건에서 매출을 발생한다고 상정해 매출액 346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매출액은 10% 수준인 35억 원 수준에 그친 바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 등 스폰서와 외부평가법인이 기업가치 고평가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나 합병 성공과 업무 수임을 우선하는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가치가 고평가되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한 합병 비율이 적용되고, 결국 투자자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감원은 △회계법인의 스팩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 △외부평가 업무 외 타 업무 수임내역 등을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으로 추가하는 한편 스팩상장 기업 영업실적 예측치와 실제치의 차이, 차이 발생 사유 등 사후정보가 공시되도록 작성양식을 개선할 예정이다.

더불어 비교군이 없어 적정성 파악이 어려운 현금흐름할인법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사기업 재무지표와 주가를 비교해 산출하는 상대가치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미래 영업실적 추정 근거가 충분히 기재됐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등 공시 심사도 강화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보안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정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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